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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하고 싶지 않았다"는 김경문, KBO는 어떻게 그의 마음을 붙들었나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9-01-29 06:58


김경문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기자회견이 28일 오후 서울 도곡동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열렸다. 기자회견에서 김경문 신임감독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야구 대표팀의 금메달을 이끈 김경문 감독은 내년 7월 열리는 도쿄올림픽까지 지휘봉을 잡게 된다. 올림픽에서 야구는 베이징 대회를 끝으로 퇴출됐다가 도쿄 대회에서 부활한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9전 전승 우승을 기록한 한국야구 대표팀은 김경문 감독을 다시 앞세워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9.01.28/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9.01.28/
kyungmin@sportschosun.com / 2019.01.28/

"(대표팀 감독직 수락이)어려운 것은 다 아는 거다. 어려운 상황에서 피한다는 모습은 보이기 싫었다. 욕먹을 각오 하고 수락했다"

야구 대표팀이 새 닻을 올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8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김경문 국가대표 감독 선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김경문 감독은 지난해 6월 NC 다이노스 사령탑을 떠난 후 7개월만에 공식 석상에 섰다.

기술위원회는 지난 23일 열린 2차 회의에서 최우선 순위 후보로 김경문 감독을 확정지은 후 곧바로 선임 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김 감독이 KBO의 제안을 고사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선동열 전 감독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과정은 불명예스러운 퇴장이었다. 야구대표팀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들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선뜻 감독 자리를 맡기 쉽지 않았다. 김 감독 정도의 화려한 커리어를 소유한 베테랑이라면 이 시기에 굳이 '독이 든 성배'를 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었다.

하지만 KBO의 간절함이 김 감독의 마음을 돌렸다. 김시진 기술위원장은 "24일 오후에 장윤호 사무총장, 정금조 사무차장과 셋이 동행해 김경문 감독을 만나 간곡히 설득했다. 현재 한국 야구가 처한 상황에 대한 공감대가 어느정도 형성된 후 '꼭 수락을 해주셔야 한다'고 거듭 부탁했다"고 전했다.

기술위원회는 현재 상황에서 모든 조건에 가장 적합한 인사가 김 감독이라 판단했고, 정운찬 총재와 KBO 사무국도 합세해 '김경문 설득 작전'에 총력을 다했다.

결국 이들의 읍소가 김 감독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 김 감독은 야구계 어른으로서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야구 대표팀은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선수 선발 과정에서 많은 비난을 받았고, 결국 선동열 감독과 정운찬 총재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서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선 감독이 자진 사퇴를 한 결정적인 계기이자, 대표팀에 대한 팬들의 기대가 급락한 사건이다. 때문에 새로 대표팀을 이끌 김경문 감독이 어떤 역할을 해주느냐에 따라 분위기를 바꿀 수도, 반대로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


정운찬 총재와 KBO 사무국, 기술위원회는 하나가 돼 전폭적인 지원도 약속했다. KBO 이사회(사장단 모임) 역시 지난달 이사회에서 전임감독제를 다시한번 지지하며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임을 다짐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선동열 전 감독께서 많이 힘들었을거라 생각한다. 선 감독의 마음까지 합쳐 프리미어12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다"고도 했다. 아끼던 후배감독에 대한 애정과 존중도 잊지 않았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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