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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입성한 '다승왕' 출신 배영수와 장원삼, 궁극의 목표는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8-12-03 06:30


배영수에게 두산 베어스는 자신의 생애 세 번째 팀이다.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장원삼은 삼성 라이온즈 시절 함께 했던 류중일 감독과 LG 트윈스에서 다시 만났다. 스포츠조선 DB

한 시대를 호령했던 선수들이 이제는 주류 자리에서 물러나 '서울'에서 마지막 불꽃을 불태운다.

각각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배영수와 장원삼이다. 올시즌이 끝난 뒤 배영수는 한화 이글스에서, 장원삼은 삼성 라이온즈에서 각각 전력외 통보를 받고 방출됐다. 자칫 선수 생활이 끊어질 수 있는 상황을 맞은 것이데 서울 두 팀이 이들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배영수는 두산과 1년 1억원의 연봉을 받는 조건이다. 연봉이 올해 5억원에서 5분의 1로 토막이 났다. 사실 연봉은 중요한 게 아니다. 다시 1군 마운드에 설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것 만으로도 의욕이 넘친다. 두산은 "현역 최다승 투수로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 풍부한 경험과 다양한 구종 등 장점이 많아 선발과 불펜에서 모두 쓰임새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장원삼은 과거 삼성에서 인연을 맺은 LG 류중일 감독이 러브콜을 보냈다. 앞서 지난달 23일 심수창 전민수와 함께 LG와 입단 계약을 맺었다. LG는 장원삼의 연봉 조건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올해 2억원에서 1억원 이하로 대폭적인 삭감을 받아들였을 것으로 보인다. LG 역시 베테랑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차명석 단장은 "경험이 풍부해 팀 전력 상승에 많은 도움이 될 선수"라고 평가했다.

두 선수는 과연 두산과 LG의 마운드에 얼마나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일단 보직에 대해서는 선발과 불펜 모두 가능성이 열려 있다. 특히 두 선수 모두 다승왕을 차지한 경력이 있다. 배영수는 2004년(17승)과 2013년(14승) 다승 1위에 올라었다. 장원삼은 2012년 17승을 따내며 이 부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야말로 잘 나가던 시절이다.

하지만 이제는 선발 자리는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거나 아예 불펜만 노리고 들어가야 할 수도 있다. 배영수의 경우 두산 선발진의 면면들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불펜에서 던질 공산이 크다. 두산은 조쉬 린드블럼과 세스 후랭코프, 이용찬, 유희관, 장원준, 이영하 등 검증된 선발 요원만 6명이다. 물론 린드블럼, 후랭코프, 이용찬을 제외한 선발 두 자리에 대해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 배영수는 올시즌 한화에서 선발로만 11경기에 등판해 2승3패, 평균자책점 6.63을 기록했다. 데뷔 시즌인 2000년을 제외하면 생애 가장 적은 55⅔이닝을 던졌다.

LG는 장원삼에 대해 선발보다는 불펜에서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풍부한 경험이 불펜에 안정감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올해 삼성에서는 8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3승1패, 평균자책점 6.16을 올렸다. 장원삼은 2006년 데뷔 이후 가장 적은 38이닝을 투구했다. LG는 타일러 윌슨과 새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가 원투 펀치이고, 차우찬과 임찬규가 3,4선발을 맡는 구조다. 5선발은 젊은 투수들을 키우겠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결국 배영수와 장원삼 둘다 롱릴리프, 컨디션에 따라서는 1이닝을 책임지는 보직을 부여받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두 베테랑 모두 자리는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일단 목표는 1군 엔트리에 포함되는 것이다.


배영수는 두산이 자신의 생애 세 번째 팀이다. 삼성에서 데뷔해 15년을 뛰었고, 최근 4년 동안은 한화에서 보냈다. 장원삼은 현대 유니콘스에서 데뷔해 히어로즈와 삼성을 거쳐 네 번째 팀으로 LG에 몸담게 됐다. 한때 150㎞의 강속구를 뿌리던 배영수는 공의 힘은 많이 떨어졌지만, 제구력과 경기운영에 강점이 있다. 장원삼 역시 힘보다는 다양한 변화구와 송곳 제구력으로 승부를 해야 하는 건 마찬가지다.

다승왕 출신들의 서울 입성은 흥미로운 일인데, 기본적인 목표인 1군 진입이 어떤 형식으로 이뤄질 지는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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