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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까지 2년. 과연 한국 야구 대표팀은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둘 수 있을까.
그래서 전임 감독제가 시행되고, 선동열 감독이 첫 사령탑으로 확정됐을때 기대감이 컸다. 야구도 축구처럼 대표팀 분업화가 확실히 이뤄지고,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리라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동열 감독이 약 1년여만에 자진 사퇴하면서 야구 대표팀은 다시 표류하게 됐다.
KBO는 전임 감독제를 유지하고, 기술위원회를 다시 부활시키겠다고 했다. 선동열 감독에 이어 지휘봉을 잡을 후임을 현재 물색 중이다. 그러나 누구든 선뜻 수락하기 쉽지 않은 자리다. 무조건 최상의 성적을 내야 한다는 특수성도 있는데다 선동열 감독이 어떻게 스스로 물러났는지 모든 과정이 공개가 됐었기 때문이다. '독이 든 성배'가 진부한 표현일지 몰라도 결코 틀린 이야기가 아니다.
더군다나 여러 문제로 인해 전임 감독 체제와 더불어 폐지됐던 기술위원회가 다시 부활한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기존 야구 원로들로 주를 이뤄 구성됐던 기술위원회가 폐지된 이유는 실질적 효과가 미흡하고, 오히려 선수 발탁에 입김을 넣는 등 불투명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KBO가 선동열 감독 자진 사퇴 후폭풍을 걷어내기 위해 공정한 기술위원회를 꾸리겠다고 단언해도 국내 실정상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한 베테랑 야구계 관계자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엔트리 구성으로 말이 많았지만, 그동안 기술위원회의 부작용이 더 크면 컸지 결코 적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2020년 여름이면 도쿄올림픽이 열린다. 그 어떤 국제 대회보다 올림픽이 주는 느낌은 다르다. 더군다나 한국 야구 대표팀은 가장 최근 열렸던 올림픽(베이징 대회)에서 야구 금메달을 딴 '디펜딩 챔피언'이다. 개최국 일본이 야구 우승을 위해 사활을 걸고 벌써부터 준비에 들어간 반면, 한국은 모든 것이 멈춰있는 상황이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새 대표팀 감독이 선임된 후,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