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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그만둘 생각도 한 전민수, LG서 독기 품는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8-11-24 10:10



"사고 쳤느냐는 얘기도 들었어요."

KT 위즈에서 뛰던 전민수가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는다. KT에서 보여줬던 독기를, LG에서 다시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LG는 23일 베테랑 투수 장원삼, 심수창과 함께 외야수 전민수 영입을 발표했다. 전민수는 올시즌을 마치고 KT에서 방출을 당해 갈 곳이 없었는데, LG의 부름을 받아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사실 전민수가 방출됐을 때 의아함을 표시한 야구인들이 많았다. 확실한 1군 선수는 아니어도, 날카로운 타격 실력으로 인해 1, 2군을 오가며 제 역할을 해줬기 때문. 특히, 모처럼 만에 눈빛에서 독기가 느껴지는 스타일의 선수가 나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시즌 잘 풀리다 어깨를 다쳐 수술을 받은 뒤, 올해는 거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방출까지 이어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전민수는 "사실 방출 소식이 알려졌을 때, 다른 팀 선수들도 의아해했다. 최근 이런저런 사고가 많다 보니, 나보고 사고 쳤느냐고 묻는 사람도 많았다. 그런 건 전혀 없었다. 내 경쟁력이 부족해 방출됐다고 생각한다. KT에서 3년을 뛰며 기회가 없었던 게 아니다. 그 기회를 내가 못잡았다. 너무 잘하려는 마음에 조바심이 났었다"고 밝혔다.

전민수는 내년이면 서른살이 된다. 히어로즈 시절 방출 된 후 어렵게 KT에서 기회를 잡았는데,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야구를 그만둘 생각도 했다. 전민수는 "넥센에서 나올 때와 느낌이 달랐다. 이제 나이가 서른살인데, 내가 다시 시작할 수 있나 생각했다. 계속 1군과 2군을 오가는 상황에도 지쳤었다"고 말하며 "나이가 많다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지금 내 나이 잘하는 선수들은 최전성기이지 않나. 나도 잘할 수 있다는 생각도 해봤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KT 방출 소식이 알려진 후 몇몇 구단에서 전민수에게 관심을 보였다. KT 운영팀도 방출은 결정했지만 이 팀, 저 팀에서 문의가 오니 포기하지 말고 운동을 하라며 전민수를 독려했다. 그런 가운데 LG가 전민수에게 적극적으로 영입 의사를 표시했고, 결국 LG 유니폼을 입게 됐다.

전민수는 "LG 선수가 된 건 영광이다. LG는 가장 인기있는 팀 아닌가. 마음을 더 굳게 먹게 된다. 책임감도 느낀다"고 말하며 "개인적으로 잠실구장에서 좋은 플레이를 많이 했었다. 그리고 초-중-고 모두 서울 학교 출신이라 내가 LG에서 뛰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하기도 했다. 지금은 LG 선수가 됐다는 게 마냥 좋을 뿐이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내 모든 걸 바쳐 뛰어보겠다"라고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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