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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일을 주목하라.
김태훈 역시 완벽한 '믿을맨'이다. 시즌 초반 선발과 불펜을 오가다 결국 불펜에 자리를 잡은 김태훈은 필승조로 자리를 잡았고, 가을 무대에서도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김태훈 역시 플레이오프 5경기 중 4경기에 등판했고 3⅓이닝 2안타 5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평균자책점 '제로'를 기록했다.
SK가 기선제압에 성공한 1차전에서도 공식대로 갔다. 트레이 힐만 감독은 선발 박종훈이 4⅓이닝만에 물러나자, 좌완 김택형을 올렸다가 2타자만 상대하고 위기 상황에서 산체스를 투입했다. 산체스는 1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끌었고, 김태훈 역시 무사 만루 위기를 막는 등 2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냈다.
산체스와 김태훈과 더불어 필승 공식으로 자리매김한 투수가 바로 정영일이다. 정규 시즌 후반기에 새 마무리 후보로 떠오른 정영일은 한국시리즈에서도 위력적이다. 상대편인 두산 김태형 감독도 "정영일의 공이 정규 시즌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더 좋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정영일은 두산과의 1차전에서 9회말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1이닝 타자를 삼진 1개 곁들여 완벽하게 틀어막았고, 3차전에서도 SK 벤치는 메릴 켈리(7이닝 2실점 무자책)에 이어 김태훈(1⅔이닝 무실점)과 정영일(⅓이닝 무실점)로 이어지는 불펜을 가동했다. 정영일은 김태훈이 오재원과 허경민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2사 1,3루 위기에 놓이자 등판해 정수빈을 공 2개로 외야 플라이 처리했다. 승리를 확정짓는 아웃카운트가 정영일의 손에서 완성됐다.
정규 시즌에서 최고 140㎞ 중후반대에 머물던 정영일의 직구는 포스트시즌들어 140㎞ 후반을 마크하고 있다. 훨씬 힘이 붙은 모습이다. 산체스가 등 부위에 통증을 느껴 완전치 않은 상황에서 더더욱 김태훈 그리고 정영일의 역할이 중요하다. 특유의 강심장과 과감한 승부를 앞세운 그가 '가을의 수호신'으로 거듭나고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