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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 스토리] 박정권의 가을 반전 드라마, 아직 안끝났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8-11-04 18:04


2018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 SK와이번즈와 넥센히어로즈의 경기가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SK 박정권이 6회초 2사 2루에서 우월 역전 투런 홈런을 치고 한동민과 환호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11.04/

잊을만 하면 등장하는 '가을 사나이'의 한방에 SK 와이번스가 웃었다. 감독의 믿음에 완벽하게 보답을 했다.

SK는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7대3으로 승리,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한 시동을 걸었다. 역대 치러진 한국시리즈를 보면 1차전 승리팀의 우승 확률은 73.5%다. 총 34회 중 25회 1차전 승리팀이 우승했다.

SK에 이 확률을 선물해준 선수는 베테랑 박정권. 박정권은 팀이 2-3으로 밀리던 6회초 1사 1루 상황서 상대 선발 조쉬 린드블럼으로부터 역전 결승 투런 홈런을 뽑아냈다. 1회 한동민의 선제 투런포로 앞서가던 팀이 5회말 수비에서 상대 최주환에게 적시타를 맞고 역전을 허용했는데, 상대에게 넘어갈 뻔한 분위기를 박정권의 홈런 덕에 다시 가져올 수 있었다. 박정권의 결승 홈런 덕에 힘을 얻은 SK는 7회와 9회 추가점을 뽑으며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린드블럼이 롯데 자이언츠에서 뛸 때부터 강한 모습을 보였다. 2015 시즌 12타수 4안타 3할3푼3리 1홈런, 2016 시즌 11타수 4안타 3할6푼4리 1홈런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는데, 그 1안타가 홈런이었다. 정규시즌 경기는 아니지만, 어찌됐든 올해도 린드블럼을 상대 홈런을 추가한 박정권이다.


2018 KBO 리그 포스트시즌 두산과 SK의 한국시리즈 1차전이 4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6회초 1사 2루 SK 박정권이 우측담장을 넘어가는 재역전 2점홈런을 날리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11.04/
이번 가을 박정권의 대반전 스토리가 SK팬들을 들끓게 하고 있다. 올시즌 트레이 힐만 감독의 눈밖에 나며 1군에서 딱 14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들어갈 지 여부도 장담하지 못했다. 하지만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포함됐다. 힐만 감독이 가을만 되면 무섭게 방망이를 돌린 박정권의 경력을 인정한 것. 박정권은 올해 가을 무대 전까지 포스트시즌 49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1푼9리 9홈런 34타점을 기록했고, 2009년 플레이오프 MVP, 2010년 한국시리즈 MVP, 2011년 플레이오프 MVP를 수상하며 KBO리그 공인 '가을 사나이'로 인정받았다.

시작은 초라했다. 주전이 아니었다. 승부처 우투수 상대 대타로 출격 예정이었다.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 중반 정의윤을 대신해 지명타자로 들어갔다. 하지만 이 경기 9회 극적인 끝내기 홈런을 때려내며 한국시리즈 진출의 발판을 마련해줬다. 이후 8타석에서 안타를 추가하지는 못했지만 1차전 홈런의 인상이 너무 강하게 남았다. 힐만 감독은 오른 팔꿈치가 아프고, 1차전 선발 린드블럼에게 올시즌 6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던 최 정을 과감히 제외하고 박정권을 4번에 배치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 박정권이 승부를 결정짓는 엄청난 홈런을 터뜨리고, 9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희생플라이 타점까지 만들어줬으니 힐만 감독의 믿음에 제대로 보답을 한 게 됐다.

한국시리즈는 이제 시작이다. 박정권의 가을 신화가 어떻게 또 써내려질 지 모른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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