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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의 지혜 필요한 KIA. 풀어야할 숙제가 너무 많다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8-10-31 09:57


2018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KIA 선발투수 헥터가 두산 타선을 상대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09.04/

KIA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스의 2018 KBO 리그 경기가 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9회말 등판한 KIA 윤석민이 투구를 펼치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10.04/

지난시즌 통합우승의 환희는 이제 없다. 다시 5위로 간신히 포스트시즌에 턱걸이한 KIA 타이거즈는 찰라와 같았던 가을야구를 끝으로 내년시즌을 노리는 도전자가 됐다.

발빠르게 선수와 코칭스태프 정리작업을 하면서 준비에 들어갔지만 임창용의 방출로 인해 팬들의 항의가 쏟아지며 업무가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 일에만 매달릴 수도 없고 매달린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 풀어야할 숙제가 너무나 많다.

먼저 외국인 선수에 대한 고민부터 해야한다. 외국인 선수가 팀 성적에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일이다. 올시즌 KIA의 순위가 많이 내려간 것도 외국인 선수가 기대만큼의 활약을 하지 못했던 것이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우승을 이루며 재계약을 했던 외국인 트리오 헥터 노에시, 팻 딘, 로저 버나디나가 이번엔 모두 재계약에 걸림돌이 있다. 지난해 20승을 거뒀던 헥터는 올시즌엔 11승에 그쳤다. 투구 내용이 이전 2시즌과는 달라졌다. 1선발로 200만달러의 몸값을 받았는데 이에는 확실히 못미친 성적이었다. 이제껏 해온 것이 있으니 연봉을 줄여서 내년시즌 재계약하면 되지 않냐는 의견도 있는데 외국인 선수 연봉 재계약 때는 삭감을 25%까지만 할 수 있다. 즉 헥터와 내년시즌 연봉을 삭감해서 재계약을 해도 최소 150만달러를 줘야한다. 헥터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몸값이 걸림돌이 되는 케이스다. 팻 딘은 선발로 제활약을 못해줬다. 재계약을 하려면 선발로 나서야 하는데 올시즌 선발로는 5회를 못버텼다. 후반기 불펜 자원으로 활용했지만 내년 도약을 위해선 강력한 선발이 필요하다.

버나디나는 올시즌에도 20-20 클럽을 달성하는 등 좋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지난시즌보다는 성적이 떨어졌다. 기복이 심했고, 시즌 막판에는 개인 기록을 의식하는 모습을 가끔 보이기도 했다. 외국인 타자 중 외야수는 좋은 선수들이 많아 버나디나를 대체할 인물을 찾을 수 있다는 점도 재계약 결정에 영향을 끼칠 듯.

투수와 야수 보강도 필요하다. 외부 FA 영입은 쉽지 않은 상태라 내부에서 유망주들을 키워야 하는 상황이다.

투수쪽에선 윤석민의 보직을 결정하는 게 필요하다. 윤석민은 올시즌 복귀하며 선발로 나왔으나 당시엔 긴 이닝을 소화하긴 쉽지 않았고, 3경기에 등판한 뒤 마무리로 보직을 바꿨다. 내년시즌엔 등판 간격이 일정한 선발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 투수 2명과 양현종 임기영에 윤석민까지 더해진다면 5명의 선발진이 갖춰진다. 윤석민이 선발로 가게 되면 당연히 불펜에 많은 수혈이 필요하다. 윤석민이 마무리를 맡는다고 해도 김윤동과 임기준만 있는 필승조에 2∼3명의 투수가 더 필요한데 윤석민이 빠지면 더 많은 인물이 필요하다. 마무리 투수를 누구로 할지도 고민이다.

KIA는 라인업이 확실한 팀 중 하나다. 하지만 대부분이 30대 중반의 베테랑이 많다. 올시즌 이들이 풀타임을 소화하긴 쉽지 않다. 이들에게 10경기 내외의 휴식이 필요하다고 하면 이때 이들을 대신해 나갈 벤치멤버가 필요하다. 올시즌엔 '멀티플레이어' 최원준이 이 역할을 했지만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아쉬움이 컸다. 내,외야에서 주전들을 받쳐줄 수 있는, 향후 2∼3년 뒤엔 주전이 될 수 있는 자원을 만들어야 한다.

내년 2월에 시작되는 스프링캠프 시작때 어느 정도의 윤곽이 나와있어야 시즌 초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이번 마무리캠프에서 1군에서 쓸 수 있는 재목을 확실하게 만들어내야 한다.

지난해만해도 불펜을 제외하곤 부족함이 없어보였던 KIA인데 지금은 빈 곳이 너무 많다. 가능성과 기대감이 섞인 색안경을 벗어버리고 냉정한 관찰과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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