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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에서 넥센 히어로즈가 반전의 기회를 만들었다. 인천에서 SK의 파워에 눌렸던 넥센이 3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3차전에선 대폭 손질한 선발 라인업과 선발 한현희를 비롯한 마운드의 호투를 더해 3대2의 1점차 승리를 거뒀다. 3차전을 수놓은 승부처를 3가지 키워드로 분석했다.
사이드암 투수엔 역시 왼손 타자
넥센 장정석 감독은 이전 1,2차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선발 라인업을 만들었다. 정규시즌에서도 내지 않았던 김혜성-송성문의 테이블세터진을 냈고, 3번타자로 나왔던 제리 샌즈가 7번으로 내려갔다. 주로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던 김규민이 빠지고 고종욱이 6번타자로 나왔고, 베테랑 김민성이 선발에서 제외됐다. SK의 언더핸드 선발 박종훈에게 강했던 타자 위주의 라인업을 낸 것이다.
장 감독은 "1,2차전서 상대 선발을 일찍 끌어내리지 못했다"며 3차전에선 오로지 선발을 일찍 무너뜨리기 위해 공격적인 타순을 냈다고 했다. 적중했다. 0-1로 뒤진 2회말 2사 2,3루서 주효상이 2타점 안타를 쳤고, 김혜성은 2-2 동점이던 5회말엔 3루타를 치고 나가 결승 득점을 했다. 박종훈과 3번 만나 2안타, 1볼넷의 100% 출루를 기록했다. 박종훈은 결국 5회를 넘기지 못하고 5회말 1사 1,2루서 산체스로 교체됐다.
150㎞의 강속구 대결
넥센 한현희와 SK 박종훈의 '옆구리 투수' 선발 대결 다음엔 150㎞의 강속구 대결이 펼쳐졌다. KBO리그에서는 최근 제구력을 강조하는 풍토가 되다보니 150㎞ 이상의 공을 뿌리는 투수들을 잘 보기 힘들어졌다. 넥센의 안우진과 SK의 앙헬 산체스는 쉽게 150㎞를 찍으면서 보는 이를 시원하게 했다.
5회말 1사 1,2루의 위기에서 등판한 산체스는 최고 155㎞의 공을 뿌리면서 넥센 타자들을 힘으로 압박했다. 김하성은 155㎞의 빠른 공을 생각하다 139㎞의 느린 변화구가 오자 그대로 헛스윙 삼진을 당했고, 고종욱도 맞히는 타격을 하다가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6회말에도 삼자범퇴로 끝. 1⅔이닝을 퍼펙트로 끝냈다. 안우진은 3-2로 앞선 7회초에 올랐다. 한현희에 이은 두번째 롱릴리프로 대기했으나 한현희가 5이닝을 넘기면서 던지는 이닝이 줄었고, 힘있는 피칭을 했다. 선두 6번 이재원을 삼진으로 잡아냈고, 7번 김동엽에게 중전안타를 맞았으나 이날 솔로 홈런을 쳤던 8번 강승호를 유격수 플라이, 1차전서 자신에게서 스리런포를 뽑아냈던 김성현도 가볍게 삼진으로 잡아냈다. 산체스는 이날 24개, 안우진이 13개를 던져 31일 열릴 4차전에서도 둘의 강속구 대결을 기대케했다.
고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