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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KIA 타이거즈의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는 여러모로 주목을 받게 됐다. 안그래도 중요하게 생각했던 마무리캠프였는데 임창용 때문에 중요성이 더 커진 것.
KIA가 임창용을 내보내기로 한 이유중 하나는 젊은 투수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다. KIA 조계현 단장은 "우리 팀에 20대 중반이 된 투수들이 많다. 이들에게 기회를 줘서 키워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했다.
임창용 같은 거물 투수가 있으면 아무래도 젊은 유망주보다 임창용을 먼저 찾을 수밖에 없다. 시즌 중반 선발이 부족했을 때 임창용이 기용된 것도 그 때문이었다. 임창용이 선발을 원했고, 검증되지 않은 투수를 선발로 내는 것보다 관록이 있는 임창용이 더 낫다는 판단을 했었다. 당시 KIA가 상위권 성적을 거두며 여유가 있었거나 아예 하위권으로 떨어져 내년시즌을 바라보는 상황이었다면 임창용보다 유망주를 선발로 썼을 테지만 당시 상황이 5위를 바라볼 수 있었고, 지난해 챔피언으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는 5위가 꼭 필요했기에 KIA는 팬들의 반대를 무릎쓰고 임창용을 선발로 전환했다.
이번 마무리캠프에 참가한 투수는 총 14명이다. 고영창 김유신 문경찬 박경태 박정수 이민우 하준영 홍건희 황인준 등 올시즌 1군에서 활약했던 선수들도 있고 전상현 박준표 이준영 등 군제대 선수도 있다. 입단 5년차인 차명진, 올해 신인으로 입단했던 백미카엘 등 1군에서 볼 수 없었던 선수들도 포함돼 있다.
이들 중 전상현은 올시즌 상무에서 활약하며 퓨처스리그 전체 다승 1위(13승) 탈삼진 1위(117개), 평균자책점 3위(3.06)을 기록했고, 박준표는 경찰야구단에서 복무하며 평균자책점 1위(2.37) 다승 2위(12승)의 성적을 올리며 내년시즌을 기대하게 한다.
14명의 투수 중에서 가능성을 보인 이들은 내년 2월에 열리는 오키나와 1군 스프링캠프에도 합류해 1군 주축 투수로 성장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KIA는 팬들의 맹 비난 속에서 임창용과 이별했다. 내년시즌 임창용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투수가 나오지 않는다면 KIA로선 실패하는 한해가 된다. 임창용을 대신할 투수가 없다는 것은 곧 KIA 마운드가 올해처럼 부진하다는 얘기가 되고, 이는 곧 성적이 나기 힘들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