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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O최다홈런 신기록, 완벽한 '추남(秋男)' 박정권이 돌아왔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10-27 18:21


2018 KBO리그 넥센과 SK의 PO 1차전이 27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9회말 1사 1루 SK 박정권이 끝내기 투런포를 치고 들어오며 환호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10.27/

'포스트시즌의 사나이', '가을 남자'. SK 와이번스 베테랑 박정권을 수식하는 단어다. 정규시즌 때의 성적과는 상관없이 늘 가을 포스트시즌에만 올라가면 괴력을 뿜어내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되곤 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SK 트레이 힐만 감독 역시 "나도 (박정권이) 가을 사나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것"이라며 신뢰감을 보이기도 했다. 결국 그 박정권이 또 해냈다.

박정권은 27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에서 8-8로 맞선 9회말 1사 1루 때 타석에 나와 넥센 마무리 김상수를 상대로 끝내기 중월 투런홈런을 터트렸다. 볼카운트 2B에서 들어온 3구째 낮은 직구(시속 144㎞)를 그대로 걷어 올려 가운데 담장 뒤로 날렸다. 제구가 낮은 코스로 제법 잘 됐지만, 박정권의 노림수를 피해가지 못했다.

이날 박정권은 선발 라인업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올해 박정권은 부상 여파로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1군 경기에 고작 14번 밖에 나오지 못하며 타율 1할7푼2리(29타수 5안타)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그래도 5안타 중에 홈런을 2개나 기록하며 일발장타 능력은 녹슬지 않았다는 걸 보여줬다.


2018 KBO리그 넥센과 SK의 PO 1차전이 27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9회말 1사 1루 SK 박정권이 끝내기 투런포를 치고 나가며 환호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10.27/
하지만 이 기록을 지닌 박정권을 중요한 포스트시즌 경기 선발 라인업에 넣긴 힘들었다. 자칫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도 들지 못할 수도 있었지만, 힐만 감독은 유난히 포스트시즌에 강점을 지닌 박정권을 '조커'로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박정권은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49경기에 나와 타율 3할1푼9리(160타수 51안타)에 9홈런 34타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타율이 무려 3할6푼1리(15경기 61타수 22안타 6홈런 15타점)나 됐다. 이런 박정권을 중요 승부처에 대타로 내보낼 계획을 세웠다. 힐만 감독 역시 박정권의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가을 파워'에 기대를 건 것이다.

이 기대는 완벽하게 적중했다. 선발 라인업에 빠졌던 박정권은 8-8로 동점을 허용한 7회말, 선두타자인 5번 지명타자 정의윤 타석 때 박정권을 투입했다. 그러나 이때는 우익수 뜬 공에 그쳤다. 그래도 힐만 감독은 박정권을 라인업에서 빼지 않고 5번 타순에 그대로 놔뒀다. 이 기다림이 결국 승리의 초석이 됐다. 박정권은 두 번째 타석에서는 완벽한 스윙으로 어려운 공을 홈런으로 연결했다.

이날 2점포로 박정권은 역대 포스트시즌 8번째이자 플레이오프 3번째 끝내기를 기록했다. 더불어 플레이오프 통산 최다홈런 신기록(7개)까지 세웠다. 종전에 이승엽(삼성), 홍성흔(두산) 등 은퇴한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박정권은 이 홈런으로 역대 최다 플레이오프 홈런 달성자가 됐다.


인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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