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확실히 유리한 김재환, 20년만의 잠실 홈런왕 임박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8-10-07 11:06


2018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김재환이 5회말 무사 ,1,2루에서 우월 3점 홈런을 치고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09.26/

확실히 김재환에게 유리한 싸움이다.

KBO리그는 올 시즌 역대 최초로 40홈런 5명을 배출했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대호(36홈런)나 최 정(35홈런) 등이 막판 스퍼트를 발휘해 추가로 합류할 수는 있지만 이미 신기록이다.

무서운 기세로 몰아치던 홈런왕 경쟁은 최근 조금 주춤해졌다. 순위가 굳어지고있는 모양새다. 44개로 홈런 1위인 두산 베어스 김재환이 최근 10경기에서 2개의 홈런으로 추가해 여전히 순위를 지키고 있고, 추격자인 공동 2위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41홈런)와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41홈런)는 김재환과의 격차를 쉽게 줄이지 못하는 상황이다. 박병호는 최근 10경기 1홈런으로 열기가 살짝 식었고, 로하스는 9월 한달간 8개의 홈런을 몰아쳐 아직 뜨겁지만 시즌 막판이기 때문에 역전을 장담할 수는 없다.

또다른 40홈런 타자인 SK 와이번스 제이미 로맥(40홈런)과 한동민(40홈런)도 비슷하다. 로맥은 9월 전체 3홈런에 이어 최근 10경기에서는 홈런을 기록하지 못했다. 페이스가 대체로 떨어져 있다. 한동민은 몰아치기에 능하기 때문에 언제든 '한 방'이 터질 수 있어 반전을 기대해볼 수는 있다.

그러나 남은 일정을 봤을 때는 여러모로 김재환에게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두산이 6경기를 남겨둔 반면, 나머지팀들은 그보다 적은 경기수를 남겼기 때문이다. 특히 박병호가 속한 넥센은 고척스카이돔을 홈으로 쓰기 때문에 취소된 잔여 경기가 거의 없을 수밖에 없다. 넥센은 어느덧 시즌 종료까지 2경기만 남겨뒀다. 또 경기 일정 자체가 띄엄띄엄이라 타자들이 감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다른팀들도 마찬가지다. SK는 사실상 2위를 확정한 가운데, 시즌 종료까지 4경기만 남았다. KT가 5경기를 남겨둔 것이 변수가 될 수는 있지만, 남은 5경기 상대팀들이 만만치가 않다. 순위를 확정짓지 못한 한화에 이어 마지막 5위 희망이 걸려있는 롯데와 오는 10일 더블 헤더를 치루기 때문에 쉽지가 않다. 반면 두산은 이미 정규 시즌을 우승을 확정지었고, 이제 남은 것은 개개인의 컨디션 관리와 타이틀 방어 뿐이다. 훨씬 심리적으로 쫓기지 않는 상황에 집중할 수 있다. 김재환에게 유리한 이유다.

이대로 1위가 굳혀지면 김재환은 김상호-타이론 우즈에 이어 역대 3번째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잠실 홈런왕'이 된다. 가장 투수친화형 구장으로 꼽히는 잠실구장인만큼 다른 홈런왕들보다 더 인정받는 타이틀이기도 하다. 김재환은 2015년부터 기량이 만개하며 3년 연속 30홈런 이상을 때려냈지만, 홈런왕 타이틀은 한번도 가지지 못했다. 이 역시 의미가 있다.

마지막 남은 6경기. 김재환의 쐐기포가 터질 것인가, 아니면 다른 경쟁자들의 뒷심이 발휘될 것인가. 최근 가장 흥미진진한 홈런왕 경쟁인 것만큼은 확실하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