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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전문]선동열 감독 "선수 선발, 청탁-불법 없었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8-10-04 15:28


선동열 국가대표팀 감독이 4일 오후 서울 도곡동 KBO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 과정과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10.04/

선동열 야구 대표팀 감독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선 감독은 4일 서울 도곡동 KBO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선수 선발 논란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굳은 표정으로 단상에 선 선 감독은 "그간의 지나친 신중함이 오히려 많은 의문을 낳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이라고 국민과 야구를 사랑하는 여러분의 질문에 답하고자 이 자리에 섰다. 먼저 분명하게 말씀드린다. 대표 선수 선발 과정에서 그 어떠한 청탁, 불법행위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선 감독은 "대표 선수 선발 과정은 공정했다. 코칭스태프와 치열한 토론을 거쳤다. 통계, 출장기록, 포지션, 체력 등 여러 지표를 살폈다. 토론 결과를 바탕으로 감독인 제가 최종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아시안게임에서 경기력, 전략 등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깊이 성찰하고 더 노력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 "무엇보다 국민과 야구를 사랑하는 여러분,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 병역 특례에 대한 시대적 비판에 둔감했다. 이 점을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있을 국가대표 선발 방식, 병역 특례 제도 변경에 대해선 정부, 야구미래협회 결정에 충실히 따르겠다. 국민과 야구를 사랑하는 여러분의 목소리에 좀 더 귀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선 감독은 "이번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되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 대표팀 감독으로 나아가 절차에 성실히 임하겠다. 다시 한번 부족한 저로 인해 야구팬들께 심려 끼쳐 죄송하다"고 거듭 허리를 숙였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한 가지 당부드리고 싶다. 감독인 제 권한과 책임으로 금메달을 따낸 특정 선수에 대한 비난은 자제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대표팀에 대한 최종 책임은 어떠한 경우에도 저 선동열의 몫이다. 저와 국가대표 야구팀, KBO는 이번 일을 계기로 대한민국 야구 발전을 위해 정진하겠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지환 선발 과정에 이슈가 집중되어 있다. 처음에는 선발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입장이 코칭스태프 회의 결과 바뀐 것 아니냐는 말이 있다.

1루에는 박병호, 2루 안치홍, 3루 최 정, 유격수 김하성 등이 거론됐다. 백업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최 정이 좋은 성적을 내줬고, 유격수 자리에선 김하성이 가장 성적이 좋았다. 1, 2루에도 박병호, 안치홍이 좋았다. 코칭스태프에서는 멀티 포지션에 대한 생각이 많았다. 성적이 어느 정도 따라준다는 전제 하였다. 오지환이 유격수 부문에서 두 번째로 성적이 좋았다. 1루 2위였던 박병호, 김현수였지만 기존 포지션을 존중하기로 했다. 2루에는 박민우, 최주환이 거론됐고, 유격수 자리에 오지환, 3루엔 허경민을 두고 고민했다. 허경민이 멀티 쪽으로 가장 좋았지만 허리 쪽이 좋지 않았다고 한다. 올 시즌 무더위로 체력적으로 힘들었다고 트레이너 파트에서 이야기를 들었다. 자카르타 현지의 날씨가 굉장히 더웠다. 페넌트레이스 일정 3분의 2를 마친 시점이었다. 체력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코칭스태프 회의 결과 허경민을 활용하기 어렵다고 봤다. 2루의 최주환도 코칭스태프, 트레이너 파트에서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다보니 수비 쪽에서 좋은 점수를 얻지 못했다. 김하성이 경기 중 유격수, 3루 자리를 볼 수 있는데, 3루 자리에서 펑크가 나면 (김하성이 3루로 간 뒤) 유격수 자리에 오지환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최종적으로 내가 판단했다. 현지 날씨, 선수들의 체력적인 면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오지환 선발 과정에서 팬들의 반감에 대해 고려했는지. 코칭스태프 회의록, 녹취록이 있는지.

회의는 3시간 정도 했다. 성적만 내기 위해 오지환을 택했다. 국민 여론, 청년들의 여론까지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오지환을 애초에 뽑지 않으려 했다'는 것은 오보인가.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없다. (회의록이 없는건가) KBO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

-회의록을 비공개로 국회에 제출한다고 했는데 비공개할 내용이 있나)

(박근찬 KBO 운영팀장) 회의록은 대한체육회에 이미 제출한 상태며 문체부에도 자료를 보냈다. (회의록에서 요점이 되는 부분을 공개할 의향이 있나) 특별한 양식이 없고 선 감독이 설명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코칭스태프들과 3시간 가량 회의를 했다고 하는데 소통은 원활했나. 선수 선발 논란이 이전에도 있었는데 비난이 선 감독에게만 집중된다는 느낌이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코치들과함께 해왔다. 소통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가장 신경썼던 부분은 투수 쪽이었다. 투수 선발에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 소통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국민 정서나 청년 부분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 듯 하다. 성적을 위해

-선수 선발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라는 의견도 있는데 필요 이상의 논란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모든게 제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빨리 이런 자리를 만들었다면 논란이 되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들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선수 선발 전까지 논란이 일어났고 대표팀이 금메달을 따낸 뒤에도 기뻐하지 못했다. 지금까지 한 달이 걸렸는데 국정감사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이런 자리가 마련됐다는 의견도 있다.

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국민들 앞에서 해명을 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좀 더 빨리 이 자리에 나왔어야 하지 않나 싶다. 저는 선수 선발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 잘 했다고 생각한다.

-프리미어12, 올림픽 등 더 중요한 대회들이 있다. 어떤 계획으로 대회를 준비할 것인가. 해외파 활용생각은.

최고의 멤버를 꾸리려 할 것이다. 이제는 KBO, 아마추어와 소통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모든 것을 터놓고 이야기하겠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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