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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분석] '몸값 논란' 선수협이 원하는 핵심 개정안 다섯가지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8-10-01 15:52 | 최종수정 2018-10-01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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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웅 선수협 사무총장. 스포츠조선DB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KBO 이사회가 결정한 FA(자유계약선수) 총액 80억원 상한선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선수협이 원하는 개정안은 무엇일까.

선수협은 1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FA 제도 등 KBO 이사회가 지난달 논의한 제도 변경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선수협은 이 자리에서 "FA 계약을 4년 총액 80억원으로 제한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FA 과열 양상을 완화하자는 데는 동의하지만, 이런 방법이 효과가 있을 지 의문이다. 또 당장 올 시즌 종료 후 시행하기에는 협의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김선웅 사무총장은 "KBO의 제안이 거의 최종안이기 때문에 다른 방안이 받아들여 질 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단순히 더이상 협상을 안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합리적인 대안을 가지고 설명하고자 한다"며 선수협이 원하는 핵심 제도에 대해 설명했다.

FA 총액 상한선 폐지

선수협은 이사회가 정한 FA 상한선(80억원)에 반대 의사를 확실히 표했다. 선수협은 "선수들의 직업 선택 자유를 빼앗는 결과다. 만약 FA 선수가 동일한 금액 제안을 받고 원 소속팀이 아닌 타 팀으로 이적시 발생하는 원 구단과 팬들의 비난은 선수 개인의 엄청난 부담"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또 다른 편법이 나올 수 있다. 또 이런 상한선이 지방 구단의 소외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 선수들이 같은 조건이면 좋은 환경(수도권)에서 뛰고 싶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 위반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FA 취득 기간을 줄이는데는 찬성했다. 현행 고졸 선수 9년, 대졸 선수 8년에서 각각 1년씩 줄어들면, FA 수급이 늘어나 시장의 과열 양상도 완화될 것이라는 게 선수협의 예상이다.

연봉 감액 제도 폐지

현재 실시되고 있는 연봉 감액 제도에 대해서는 폐지를 외쳤다. 야구규약상 연봉 3억원 이상의 선수가 2군에 내려가면, 연봉을 해당 기간만큼 나눠 50% 감액해 지급하게 돼 있다. 이른바 '먹튀'를 최대한 방지하기 위한 제도다. 김 사무총장은 "2016년 공정거래위원회 약간 심사과에서 이런 규정을 일부 수정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문제가 있다. KBO 이사회가 4년 최대 80억원을 제한을 하겠다는데, 이렇게 되면 그 80억원 조차도 보장 계약이 아니라는 뜻이다. 특히 과거 투명하지 않았던 몇몇 (이면)계약들과 비교하면, 투명해진 제도에서 4년 80억원은 굉장히 금액이 떨어지는 것 아닌가"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체결된 계약에 있어 연봉을 100% 보장 지급해달라는 게 선수협의 입장이다.

FA 등급제 보상 완화

이사회가 결정한 FA 등급제에 대해서도 일부 수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사회는 최근 3년간 구단 평균 연봉에 따라 선수를 A,B,C등급으로 나누고, 등급이 떨어지는 선수에 대한 FA 보상 규정을 완화하는 규정을 제안했다. A등급 선수는 보호 선수 20인외 1명을 보상 선수로 지급하고, 전년도 연봉의 200%를 줘야 하지만, B등급 선수는 25인 외 1명의 보상선수와 전년도 연봉 100%, C등급 선수는 보상 선수 없이 전년도 연봉의 100%만 보상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보상 선수가 아까워 상대적으로 '저가 FA'를 영입하지 않으려는 흐름을 수정하겠다는 의도다. 선수협이 줄곧 주장해온 규정이기도 하다.

하지만 선수협은 B,C등급 선수의 보상 규정을 이보다 더 완화해야하며, FA 자격을 취득하고도 선언을 미룬 선수의 경우 무조건 4년을 기다려야 FA를 다시 얻을 수 있는 현재의 제도를 바꿔 계약 기간 만료로 FA 자격 취득이 가능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상자 명단 제도 현실화

KBO 이사회는 부상자 명단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이 역시 선수협이 원했던 방식이다. 1군 선수가 부상을 당했거나, 개인 경조사로 엔트리에서 빠지게 될 경우 한 시즌에 최대 30일까지 1군 등록일을 보장해주는 제도다. 하지만 선수협은 일본 프로야구(NPB)는 10일, 메이저리그(MLB)는 최대 60일까지 보장해주고, 복수 인정을 해주기 때문에 KBO 역시 총 30일이 아닌, 복수 인정을 해주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최저 연봉 상향

프로야구 선수의 최저 연봉은 지난 2015년 2700만원으로 인상됐다. 선수협은 "이사회가 최저 연봉을 상향하겠다고는 했지만 구체적인 액수를 적시하지는 않았다. 지자체 고용 환경미화원의 초봉이 4000만원이다. 프로야구 저연봉 저연차 선수들이 팀 선택의 자유가 없고, 계약 기간도 보장되지 않는 상황을 고려해서 현실적인 액수로 결정해야한다"고 했다.

향후 전망은

선수협은 "추가 협상의 여지가 충분히 남아있다"고 하면서도 "FA 기간 단축은 1년 유예가 가능하지만, 나머지 FA 등급제나 부상자 명단 제도 등은 선수 수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바로 시행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된다. 작은 차이는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 다만 선수들의 의견 자체가 모아지지 않은 상황에서 한달안에 당장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고 난색을 표했다.

좋지 않은 여론도 알고있다. FA 거품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선수협의 반대 의사가 알려지면서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김 사무총장은 "팬 서비스에 대한 지적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팬 서비스가 야구장 내에서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주차장이나 호텔 등 경기장 외 장소에서 요구되다 보니 문제가 생기고 있다. 구단과 KBO도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메이저리그처럼 차라리 계약 조항을 넣으면 어느 정도 해소가 될 수 있고, 구단 수익에도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 선수들도 경기장 내에서 협조하는 것에는 적극 동의한다. 물론 선수협에서도 선수들에게 사회 공헌이나 팬서비스에 대해 계속 교육을 하고있다"고 덧붙였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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