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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피날레였다. LA 다저스 류현진이 완벽하게 시즌 마지막 등판을 마쳤다.
류현진은 2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AT&T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안타(1홈런) 3탈삼진 2볼넷 1실점 호투를 펼치며 승리 투수가 됐다.
2회말 닉 헌들리에게 선제 솔로 홈런을 허용한 것은 아쉬웠지만, 이후 깔끔한 위기 관리 능력을 발휘했다. 류현진은 주자를 내보내면서도 3개의 병살타 유도에 성공하며 추가점을 내주지 않았다. 2~4회 3이닝 연속 병살타로 샌프란시스코 공격의 흐름을 끊었고, 5회와 6회에도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팀도 3대1로 승리를 거두면서 지구 선두 싸움을 벼랑 끝까지 몰고갔다. 다저스는 콜로라도 로키스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두고 막판 접전을 펼치고 있다. 29일 두팀 모두 나란히 승리하면서, 여전히 콜로라도가 1경기 차 앞서있지만 남은 2경기에서 다저스가 전승을 거두고, 콜로라도가 패하길 기다린다면 역전 우승 가능성도 사라진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류현진은 포스트시즌 선발진 진입 가능성에 파란불이 켜졌다. 지난해에는 팀의 포스트시즌 경기를 지켜만 봐야했지만, 올해는 입지가 달라졌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처음으로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시즌을 마무리하게 됐다. 시즌 중반 사타구니 부상으로 2개월 넘게 결장하며 규정 이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등판 내용을 모두 뜯어봐도 어깨 수술 이후 가장 완벽한 시즌이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들 가운데 1점대 평균자책점은 뉴욕 메츠 제이콥 디그롬(1.70)과 탬파베이 레이스 블레이크 스넬(1.90) 2명 뿐이다. 2점대 평균자책점도 총 11명밖에 없다. 류현진이 속한 내셔널리그로 한정하면 6명으로 줄어든다.
올해 류현진이 등판한 15경기 중 5실점 이상 무너진 경기는 단 한번 뿐이다. 부상 방지 차원에서 투구수 관리를 하기 때문에 경기당 이닝 소화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5회 이전 강판 경기는 3번 뿐이다.
특히 사타구니 부상에서 회복해 8월 중순 빅리그에 돌아온 류현진은 약 한달동안 최고의 호투를 펼쳤다. 지난 19일 콜로라도전에서는 7이닝 무실점으로 올 시즌 가장 좋은 투구 기록을 남기면서, 팀의 선두 싸움에 더욱 불을 붙였다. 다저스는 류현진이 선발진에 힘을 실어주며 막판 레이스가 가능했다.
류현진은 당장 중요한 팀의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있다. 아직 최종 순위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지금의 활약도를 감안하면 류현진의 선발진 합류 가능성이 무척 높다. 또 개인적으로는 시즌 종료 후 첫 FA(자유계약선수) 자격도 얻게 된다.
여러모로 류현진의 꿈이 영그는 가을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