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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엔 더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하지만 제구가 갑자기 좋아질 수는 없는 법. 다행히 좋지 않은 제구가 좋은 피칭으로 이어졌다.
김 민은 이날도 내내 제구가 불안했다. 갑자기 타자 머리쪽으로 공이 날아오는 경우가 몇차례 있었다. 84의 투구 중 스트라이크가 48개, 볼이 36개였다.
1회초 안타와 볼넷으로 된 2사 1,2루의 위기에서 김주찬을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으면서 초반 위기를 넘긴 것이 이후에도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1회말 타선이 4점을 뽑으면서 김 민의 어깨에 힘을 실어줬다. 2회초엔 볼넷만 2개를 내줬지만 병살타로 위기를 넘겼고, 3회초에도 볼넷 1개와 안타 2개로 1실점을 했지만 김주찬을 2루수앞 땅볼로 잡으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4회초에도 안타 2개로 1사 1,2루가 됐지만 9번 황윤호와 1번 버나디나를 범타로 잡았다.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는 5회초. 2번타자부터 상대해 위기가 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오히려 이명기 최형우 안치홍을 차례로 범타처리해 첫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유신고를 졸업하고 KT에 1차지명으로 뽑혀 3억원의 계약금을 받고 올해 입단한 김 민에겐 이날 최강 타선을 자랑하는 KIA를 상대로 숱한 위기를 헤쳐나가며 5이닝을 버틴 것이 앞으로 큰 자산이 될 듯하다.
김 민은 경기 후 "타자 선배들이 초반부터 점수를 뽑아주겨서 맘편히 내공을 던지고자 했다"면서 "흔들릴 때마다 심적으로 안정시켜준 (이)해창이형과 덕아웃에서 조언을 해준 (장)성우형이 버팀목이됐다"며 포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올시즌 자신의 최다 이닝이 5이닝. 당연히 선발투수로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픈 욕심을 드러냈다. "다음엔 불펜 투수들이 부담되지 않게 많은 이닝 던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