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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 얼마나 마음 졸였을까, SK 마무리는 해피엔딩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8-09-19 22:09


1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5회 SK 한동민이 kt 금민철을 상대로 투런 홈런을 날렸다.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한동민.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09.12/

얼마나 마음을 졸였을까. 결과는 해피엔딩이었다.

SK 와이번스가 극적인 밤을 보냈다. SK는 19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전에서 홈런 6방 포함, 장단 17안타를 몰아치며 18대8 대승을 거뒀다. 3연패 탈출에 성공하며 2위 경쟁 중인 한화 이글스와의 2연전을 한결 마음 편하게 임하게 됐다.

점수 차이가 이렇게 컸는데 왜 마음을 졸였냐고 할 수 있다. 이유가 있었다. 비 때문이었다. 이날 수원은 경기 전부터 흐렸다. 그리고 경기가 시작되자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빗방울은 굵었다, 가늘어졌다를 반복했다.

그런 가운데 1회부터 SK 타자들의 방망이가 폭발했다. 한동민과 제이미 로맥의 연속타자 홈런이 터졌고 부진하던 최 정이 방망이까지 터지며 한꺼번에 5점을 냈다.

KT가 1회말 멜 로하스 주니어의 3점포와 황재균의 솔로포로 턱밑까지 추격했지만 SK는 2회 최 정이 만루홈런을 때려내며 달아났다. SK는 이후 5회까지 매이닝 점수를 내며 점수 차이를 벌렸다. 3회 한동민의 이 경기 두 번째 홈런이 나왔고, 4회에는 김성현이 깜짝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5회에는 슬럼프 탈출을 알리는 최 정의 희생플라이 득점이 더해졌다.

그런데 5회가 되기 전까지 경기가 2번이나 비 때문에 중단됐다. 비가 가장 굵어졌을 때는 취소 걱정을 해야할 정도로 세차게 내렸다. 만약 비로 인해 경기가 노게임 선언됐다면 한동민의 SK 구단 역사상 첫 30홈런-100타점 기록이 무산되며 다음 경기를 기약해야 할 뻔 했다. 한동민 입장에서는 시즌 33, 34호 홈런이 날아가니 죽을 맛. 더한 사람은 최 정이었다. 최 정은 무려 61일 만에 홈런을 쳤다. 그것도 만루홈런. 아무리 타격감이 살아났다고 해도, 이 기록이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면 선수 입장에서 힘이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5회까지 쌓은 타점이 무려 6개였다.

최 정과 함께 극심한 슬럼프를 겪던 로맥도 마찬가지. 시즌 38호 홈런으로 홈런왕 경쟁에서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신호탄을 보냈다. 김성현도 만루홈런을 생애 첫 짜릿한 경험이었다. 한 경기 개인 최다 5타점 기록은 보너스였다. 김성현도 그 누구보다 경기가 속개되기를 바라는 사람 중 한 명이었을 것이다. 선발 박종훈은 5이닝 7실점으로 부진했지만, 어찌됐든 승리 요건을 갖추고 싶었을 것이다. 13승을 따낸다면 지난해 12승에 이어 한 시즌 최다승 기록 경신이었기 때문이다.

5회까지 경기가 치러지며 노게임 위기가 넘어갔고, SK에게는 모든 게 해피엔딩이 됐다. 마음의 짐을 덜었는지 SK는 남은 경기 신바람을 이어갔다. 6회 교체로 나온 김강민이 홈런을 쳤는데, 프로야구 역대 85번째 개인 100홈런 기록이었다. 만약 비로 취소가 됐다면 이 홈런도 나오지 않을 뻔 했다.


역시 가장 기뻐했을 사람은 힐만 감독. 1승이 날아가는 것을 떠나, 3연패 기간 슬럼프에 빠졌던 중심타자들이 다같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준 게 힐만 감독을 가장 기쁘게 한 요인이 되지 않았을까. 특히, 최 정의 부활이 가장 반가웠을 것이다. 힐만 감독은 경기 전 "최 정을 믿는다"며 강한 신뢰를 보였다.

반대로 꼴찌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KT는 내심 5회 이전 비가 많이 와 노게임이 되기 바랐을 것이다. 하지만 그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황재균이 멀티홈런을 때려내고, 홈런왕 후보 로하스도 홈런을 추가했지만 팀이 충격의 대패를 당했는데 큰 의미를 둘 수 없었다.


수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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