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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랑 같이 써야하나…."
그런데 선수촌 숙소가 선 감독을 고심하게 했다. 대회 종료 후 현지 사람들에게 분양을 하기에 실내가 매우 좁았다. 선 감독은 "건물 바깥쪽만 보면 정말 좋았다. 그런데 안은 너무 좁다. 한 5평 되는 공간에 침대 3개가 놓여있다. 선수들 가방 놓을 자리도 없겠더라. 화장실은 혼자 샤워하기도 벅차다"고 했다. 선 감독은 "키 1m84의 내가 누우면 침대가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딱 맞더라. 농구나 배구 선수들은 어떻게 잘까 걱정이 된다"고 했다. 기본 시설 뿐 아니라 냉장고나 전기포트, 헤어 드라이어 등 전기 제품도 구경할 수 없었다. 야구 뿐 아니라 사격 대표팀도 답사를 다녀온 뒤 "선수촌 숙소에 냉장고가 없어 아이스박스를 가져갈 예정"이라고 했었다.
사실 선 감독은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호텔에서 지낼 수 없느냐는 내용을 대한체육회에 건의했었다. 하지만 타 종목과의 형평성이 있기에, 선 감독도 일찍 마음을 접었다. 선 감독은 "다른 종목 선수들도 모두 선수촌을 사용하는데, 우리만 호텔을 사용하는 것도 형평성에 맞지 않으니 선수촌에서 생활하는 게 맞다"고 했다. 대신, 숙소 인근 한국인이 운영하는 목욕탕과 식당을 섭외해놨다. 먹고, 씻는 문제는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다.
선 감독은 이 와중에도 선수들이 경기와 훈련 후 치료와 마사지를 받을 수 있도록 여분의 방 1개를 힘들게 구했다. 선 감독은 "어렵게 방을 구했지만, 24명 선수들이 원활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을 지 모르겠다"며 걱정을 드러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