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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맞은 타구들의 습격…후랭코프가 흔들린 이유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8-08-08 21:13


2018 KBO리그 한화와 두산의 경기가 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3회초 수비를 마친 두산 후랭코프가 덕아웃로 향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8.08/

경기가 지독히도 안풀렸다. 다승 1위 세스 후랭코프가 16승 사냥에 실패했다.

두산 베어스 후랭코프는 8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했다. 후랭코프는 지난 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로 나섰지만, 1회말 첫 타자 로저 버나디나에게 2구째 헤드샷을 맞췄고 자동 퇴장을 당했다. 공 2개만 던지고 허무하게 물러났기 때문에 3일 휴식 후 한화전에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후랭코프는 현재까지 시즌 15승으로 리그 다승 1위에 올라있다. 이날 등판이 한발짝 더 달아날 수 있는 기회였지만, 아쉽게도 미뤄졌다. 자신의 시즌 최다 이닝 타이인 7이닝을 버텼지만, 초반 실점이 뼈아팠다. 7이닝 9안타 2탈삼진 6실점(5자책)을 기록한 후랭코프는 3번째 패전을 떠안았다.

1회초 2사에 정근우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고, 제라드 호잉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후랭코프는 1,2루 위기에서 이성열을 뜬공으로 잘 처리했다.

하지만 두산이 1-0으로 앞선채 맞이한 2회초에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 하주석의 유격수 방면 땅볼 느린 타구가 비디오 판독 끝에 세이프로 인정되면서 선두타자가 출루했고, 이동훈의 타구는 2루수 오재원의 실책이 나왔다. 1사 2,3루 위기에 몰린 후랭코프는 오선진을 상대했다. 오선진의 타구가 좌익수 앞에 뚝 떨어지는 빗맞은 안타가 되면서, 이미 출발한 주자들이 모두 득점을 올렸다. 한화에게 역전을 허용한 순간이다.

3회초 선두타자 정근우의 타구도 유격수 키를 넘겨 묘하게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가 되면서 주자가 출루했고, 후랭코프는 3회에도 2점을 더 내줬다. 4회초도 비슷했다. 무사 1루에서 오선진과의 몸쪽 승부가 지나치게 과감했고, 결국 몸에 맞는 볼이 나오면서 주자가 늘어나 실점으로 연결됐다.

후랭코프가 4회까지 6점을 내준 두산은 초반부터 분위기에 끌려갔다. 결국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해 점수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2대8로 완패했다. 두산은 최근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체력 난조에도 뜨거운 타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후랭코프의 등판 경기인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었다. 또 처음 상대한 한화 선발투수 데이비드 헤일이 타박상으로 2이닝만에 교체된 것도 두산에게 기회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두산은 한번 사그라진 흐름을 다시 끌어오지 못했고 마지막 추격의 불씨도 살리지 못했다. 그나마 후랭코프가 많은 실점에도 7회까지 버텨준 것이 큰 위안이다.


잠실=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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