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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지독히도 안풀렸다. 다승 1위 세스 후랭코프가 16승 사냥에 실패했다.
1회초 2사에 정근우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고, 제라드 호잉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후랭코프는 1,2루 위기에서 이성열을 뜬공으로 잘 처리했다.
하지만 두산이 1-0으로 앞선채 맞이한 2회초에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 하주석의 유격수 방면 땅볼 느린 타구가 비디오 판독 끝에 세이프로 인정되면서 선두타자가 출루했고, 이동훈의 타구는 2루수 오재원의 실책이 나왔다. 1사 2,3루 위기에 몰린 후랭코프는 오선진을 상대했다. 오선진의 타구가 좌익수 앞에 뚝 떨어지는 빗맞은 안타가 되면서, 이미 출발한 주자들이 모두 득점을 올렸다. 한화에게 역전을 허용한 순간이다.
후랭코프가 4회까지 6점을 내준 두산은 초반부터 분위기에 끌려갔다. 결국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해 점수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2대8로 완패했다. 두산은 최근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체력 난조에도 뜨거운 타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후랭코프의 등판 경기인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었다. 또 처음 상대한 한화 선발투수 데이비드 헤일이 타박상으로 2이닝만에 교체된 것도 두산에게 기회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두산은 한번 사그라진 흐름을 다시 끌어오지 못했고 마지막 추격의 불씨도 살리지 못했다. 그나마 후랭코프가 많은 실점에도 7회까지 버텨준 것이 큰 위안이다.
잠실=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