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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에서 가장 희생번트가 적은 한화 이글스가 희생번트로 연패를 끊었다.
KBO리그 입성 이후 3번째 경기에 나선 헤일은 2이닝을 1실점으로 잘 막았지만, 타박상을 입어 조기 교체되고 말았다. 2회말 마지막 타자 김재호의 땅볼 타구가 헤일의 오른쪽 무릎 부근을 맞고 튕겨져나갔다. 다행히 타구가 1루수 이성열 앞으로 향해 아웃카운트로 처리됐지만, 직선타를 맞은 헤일은 통증이 심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긴급 교체됐다. 한화는 예상보다 훨씬 빨리 불펜을 가동했고, 안영명이 뒤를 이었다.
한화 타자들은 후랭코프를 상대로 선전했다. 벤치의 작전도 통했다. 헤일이 오재일에게 솔로포를 맞아 선취점을 내준 2회초 0-1로 뒤진 상황에서 하주석이 내야 안타로, 이동훈이 2루수 실책으로 출루했다. 무사 1,2루 득점 기회가 찾아오자 한용덕 감독이 지성준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했다.
4-2로 2점 앞선 4회초에도 다시 비슷한 상황이 전개됐다. 두산이 3회말 따라붙는 1점을 냈고, 한화 입장에서는 후랭코프를 상대로 최대한 많은 점수를 뽑아 달아나야 안심할 수 있었다. 4회초 지성준의 안타에 이어 오선진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해 무사 1,2루 찬스가 또 찾아오자 이번에도 다음타자 이용규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했다. 이용규는 3루수 방면으로 희생번트에 성공했고, 주자들을 진루시켰다.
한화는 정은원의 내야 안타까지 보태 1사 만루 찬스를 놓치지 않았고, 정근우의 2타점 적시타로 6-2, 4점 차로 달아났다. 분위기를 완전히 끌고오는 득점이었다.
한화는 리그에서 희생번트를 가장 적게 시도하는 팀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희생번트 19개로 리그 평균 33개보다 훨씬 못미친다. 가장 희생번트를 많이 대는 삼성 라이온즈가 46개, SK 와이번스가 43개로 1,2위에 올라있는 것을 감안하면 큰 격차다. 한용덕 감독의 공격적인 야구 색깔이 드러나는 기록이다.
하지만 한 감독은 연패 탈출을 위해 변화를 택했다. 상대 투수와 상대팀 분위기를 감안했을 때, 최대한 빨리 쥐어짜서라도 득점을 올려야 승산이 있다는 계산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변화는 통했다. 한화는 의미있는 1승을 거뒀다.
잠실=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