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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투수가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일찍 물러난 순간, 패배 예감이 들었다. 하지만 KIA 타이거즈는 반전에 성공했다.
팻딘이 타박상을 입은 직후 KIA 불펜도 급하게 가동됐다. 몸을 충분히 풀 시간은 없었다. 좌완 임기준이 팻딘에 이어 1사 1,2루 마운드를 물려받았다.
전날(4일) 경기에서도 두산이 선발 세스 후랭코프의 1회말 선두타자 헤드샷퇴장으로 분위기를 넘겨줬듯, KIA 입장에서는 선발 투수의 부상 강판이 불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임기준이 올 시즌 최고 호투를 펼친 것이다.
만약 임기준마저 무너졌다면 KIA는 제대로 승부를 겨루지도 못하고 끌려갔을 수도 있다. 0-2로 선취점을 내준 직후 팻딘이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기준의 호투는 KIA에게도 따라갈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줬다. 경기 중반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KIA도 1점씩 쫓아가 2-2 동점을 만들었고, 7회초 실점 후에도 7회말 최원준의 역전 투런과 이명기의 솔로포까지 터지면서 역전극을 완성했다. 리그 평균자책점 1위 조쉬 린드블럼을 상대로 거둔 쾌승이다.
이날 KIA는 6대3으로 승리하며 주말 두산과의 2연전을 모두 이겼다. 오랜만에 '디펜딩 챔피언'답게,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는 뒷심을 보여줬다.
광주=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