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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출전을 앞둔 임기영(KIA 타이거즈). 기대보다 불안감이 컸다.
8승6패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한 지난해와 같은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어깨가 아파 올해 정상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이 들어오지 못했다. 1군에 합류한 뒤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됐지만 부진했다. 선발-불펜을 오가는 흐름이었다.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선발에 대한 의견도 엇갈렸다. 지난 6월 23일 넥센전부터 선발로 복귀했으나 1승3패에 그치면서 결국 지난 21일 2군행 통보를 받았다.
돌아온 임기영은 부진을 완벽하게 씻어냈다. 롯데전에서 6⅓이닝 동안 3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4회초까지 볼넷 2개 만을 내주며 '노히트' 행진을 펼쳤다. 비록 6회초 선두 타자 전준우에게 2루타를 내준 뒤 희생번트 진루, 폭투로 실점을 했지만, 내용 면에선 흠잡을데 없는 투구였다. 최근 4연승 동안 37점을 뽑아냈던 롯데 타선은 임기영의 투구에 막혀 침묵을 거듭했다.
임기영이 이날 던진 투구수는 89개. 최고 구속 138㎞ 직구 뿐만 아니라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위기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상대 타자들과 승부하면서 아웃카운트를 벌었다. 올 시즌 최다 이닝 투구라는 성과는 덤이었다. 임기영의 활약 속에 KIA는 1-1 동점이던 6회말 터진 나지완의 스리런 홈런에 힘입어 롯데를 4대1로 누르고 4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임기영은 경기 후 "2군에 내려가 있는 동안 생각을 정리하고 머릿속을 비운게 좋은 결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잘 던져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2군에 있는 동안 코치님, 선배님들이 '잘 될 것'이라는 조언을 많이 해줬다. 나도 긍정적으로 생각을 바꾼게 오늘 경기까지 잘 풀린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오늘은 구속보다 코스에 집중했다. 그동안 세게 던지려다 장타 허용이 많아 결과가 나빴다"며 "오늘은 신중하게 코너워크에 신경쓰며 좋은 경기를 한 것 같다. 특히 포수 (김)민식이형이 리드한대로 던진게 좋은 결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임기영은 "오늘을 계기로 팀이 (높은 순위로) 치고 올라가는데 발판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