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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원정 라커, 잠실만 문제인가...대전-부산도 최악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8-07-31 10:38


잠실구장 원정라커룸 복도. 29일 경기에 앞서 한화 이글스 선수들이 복도에 가방을 던져놓은 뒤 오가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잠실=박재호 기자

잠실만 문제인가. 대전과 부산도 문제다.

최근 잠실구장 원정 라커룸 문제로 시끄럽다. 한화 이글스 한용덕 감독이 2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전날 비로 인해 1시간 이상 경기가 지연되는 가운데, 홈팀 두산 선수들은 쾌적한 홈팀 라커룸에서 휴식을 취하고, 한화 선수들은 습한 환경의 라커룸에서 경기를 기다리며 컨디션 관리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한 감독은 "동등한 입장에서 싸우지 못했다"며 분노했다.

잠실구장 원정 라커 시설이 부실하다는 건 일찍부터 알려졌었다. 3루 더그아웃 뒤편에 사물함이 있는 라커가 있기는 하다. 냉방은 비교적 잘 된다. 다만, 좁은 공간에 많은 사물함을 넣다 보니 마주보는 사물함 사이 통로가 매우 좁다. 의자도 매우 딱딱하다. 그래서 선수들이 다닥다닥 앉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 누구만 그 공간에서 쉬고, 누구는 밖에 있고 하기가 민망하니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더그아웃으로 나오거나 식당에 있는 경우가 많다. 자연스럽게 고참 선수들, 그날 경기에 선발 등판하는 투수 위주로 그 공간을 사용하게 된다.

한 감독의 지적이 틀린 건 아니다. 하지만 이 문제를 잠실구장에 국한시켜서는 안된다. 심지어 한 감독이 이끄는 한화가 홈으로 쓰는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도 원정팀 선수들에게는 악명이 높다. 익명을 요청한 A 선수는 "잠실도 문제지만, 대전과 부산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으로 쉴 공간이 부족하다. 대전과 부산은 식사 장소와 쉬는 공간조차 분리되지 않아 불편하다. 폭염이 이어지는 데 냉방도 시원치 않다. 여름엔 덥고, 날씨가 추울 땐 매우 춥다"고 했다. 비교적 나이가 어린 B선수는 "대전과 부산은 가방을 둘 라커수가 부족해 아무래도 후배들이 선배들에게 라커를 양보하는 식이다. 어린 선수들은 앉을 곳조차 없다"고 하소연했다.

C 선수는 "사직구장의 경우 홈팀은 매우 좋게 리모델링을 했다는데, 원정팀은 그대로다. 하도 구장이 지어진 지 오래돼 샤워장에서 녹물이 나올 때도 있다"고 했다. 사직구장을 홈으로 쓰는 롯데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홈 클럽하우스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메이저리그 수준이라고 한다.

광주, 대구 등 신축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구장에 대해서는 불평이 거의 없었다. 홈팀 수준 시설은 아니어도, 충분한 휴식 공간이 확보된다고 했다. NC의 홈 마산구장의 경우 오래되고 비좁게 보이지만, 의외로 원정 라커룸은 규모가 크다. 라커와 휴식 공간이 충분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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