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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하향평준화 추세, 5위 와일드카드 의미있나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7-29 10:40


2018 KBO리그 LG와 넥센의 경기가 18일 고척스카이돔서 열렸다. LG가 8-7의 승리를 거두며 넥센전 8연승을 이어갔다. 반면 LG전 8연패에 빠진 넥센 이택근, 박병호 등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7.18/

포스트시즌은 한국시리즈 챔피언을 가리기 위한 여정이다. 페넌트레이스를 거쳐 스스로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인이 될 법 하다고 성적으로 증명해 낸 '일부' 상위권 팀만 초대하는 잔치의 무대다. 당연히 소수의 팀만이 이 무대에 설 수 있고, 그들이 펼치는 새로운 싸움의 수준도 높아야 한다.

그런데 10개 팀이 있는 KBO리그에서 절반이나 되는 5개 팀이 가을잔치에 초대되는 시스템은 좀 이상하다. KBO가 흥행을 위해 메이저리그에서 활용되는 '와일드카드 시스템'을 무턱대고 도입한 결과다. 무리하게 포스트시즌 진출 팀을 늘리면 그 반작용으로 경기 수준의 저하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 특히나 올 시즌에 이런 일이 벌어질까 우려된다. 상위팀과 5위 이하 팀들의 경기력이 너무나 크게 벌어져 있기 때문이다. 5위부터 그 아래로는 경기력이 점차 하향평준화되어가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 5위를 가을잔치에 초대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2018 KBO리그 롯데와 두산의 경기가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9회초 롯데 한동희가 좌중월 2점 홈런을 친 후 김민재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7.18/
28일 기준 5위 넥센 히어로즈부터 9위 KT 위즈까지 경기차는 3.5경기다. 5개 팀이 하나의 가을행 티켓을 놓고 혼전을 펼치는 모양새다.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건강하고 흥미진진한 순위 싸움이 펼쳐지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각 팀들이 수준 높은 야구를 펼치며 성적을 끌어올리는 게 아니라 마치 '누가 덜 못하나' 싸움을 펼치는 양상이다. 이렇게 '그들만의 리그'가 펼쳐지는 가운데 1~4위 상위권과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진다. 1위 두산 베어스와 5위 넥센의 승차는 무려 17.5경기다. 절대 극복불가다. 게다가 5위 이하로는 승률이 채 5할도 안된다.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2018 KBO 리그 경기가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3회초 무사 2루 삼성 이원석의 적시타때 홈을 밟은 2루주자 구자욱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7.26/
점점 하위권 팀간의 대결에서는 긴장감이 사라지고 있다. 결국 경기 후반 어느 쪽 불펜이 덜 망가지느냐가 승패의 분수령이 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28일 넥센-롯데전이 대표적이다. 게다가 상위권 팀과 맞붙기라도 하면 긴장감은 더 떨어진다. 더 이상 특별한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다 결국 5할 미만 승률로 포스트시즌에 오르는 팀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면 어차피 포스트시즌에 오른다고 해도 들러리만 될 뿐이다.

이런 상황에 관해 정운찬 총재와 KBO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근본적으로 와일드카드 제도의 효용성과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하위권 팀들의 경기력이 점점 하향평준화 되어가는 상황이라면 와일드카드는 필요없다. 오히려 이렇게 기준선을 끌어올려 엄격히 적용하는 게 리그 수준 향상을 위해서는 나을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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