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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있는 내야수들이 다 잘해주고 있어서…."
그런데 하나 수정해야 할 것이 있다. 이제 내야수 정근우라고 단정지어서는 안된다. 내-외야를 겸업하는 정근우라고 해야할 듯 하다.
정근우는 지난달 8일 허벅지 부상으로 인해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치료와 재활 후 최근 퓨처스리그 경기를 뛰며 복귀를 조율중이다. 17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퓨처스 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목 부위 통증이 있어 주사 치료를 받는 등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지만, 게임을 뛰는데 큰 문제가 없다.
그렇다고 정근우의 좋은 타격 능력을 그냥 두기도 아쉽다. 때문에 한 감독은 정근우의 외야 전향을 고려하게 됐다. 한 감독은 "1군에 복귀하면 2루보다 외야 출전 비중이 더 높아지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조심스럽게 "지금 1군에서 뛰는 내야수들이 정말 잘하고 있어서…"라고 말을 아꼈다. 외야로 간다면 포지션은 좌익수 자리를 지목했다. 중견수 이용규, 우익수 제러드 호잉 자리는 큰 문제가 없어서다. 한 감독은 공-수 약간씩 부족한 좌익수 포지션을 채우며, 경험이 많지 않은 2루수들의 체력 세이브를 위해 정근우를 필요할 때 투입하는 시나리오를 구상중이다.
어찌됐든 정근우는 돌아온다 해도 외야-2루 모두에서 '제1옵션'이 아니다. 특히, 자신의 주포지션 2루를 후배들에게 내주고 자신은 외야로 밀렸다는 자존심의 상처를 잘 치료해야 한다. 현재 한화의 주전 2루수는 강경학. 전반기 막판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이었지만, 17일 KT전에서 4안타를 몰아치며 한 감독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당분간 주전 2루수 주인공이 바뀔 일은 없을 듯 보인다. 강경학 뿐 아니라 시즌 초 정근우의 빈 자리를 잘 메워준 정은원도 백업으로 대기중이다.
2005년 프로 입단 후 큰 어려움이 없었다. FA 계약도 2번이나 했다. 야구를 하며 늘 '꽃길'만 걸어왔던 정근우의 야구 인생이 처음으로 '가시밭길'에 접어들었다. 과연 정근우는 이를 잘 이겨내고 팀의 가을야구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