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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큰 기대를 해서였을까. 크게 달라진 게 없어보였다.
임찬규 부재로 갑작스럽게 올라온 건 아니었다. 류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준비를 잘 하고 있다고 해 후반기 들어 기회를 줄 예정이었는데, 임찬규 이탈로 그 시기가 조금 앞당겨진 것일 뿐이다. 임찬규 등판이 안된다는 게 확정된 다음부터 이날 경기에 맞춰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류 감독은 그러면서 "공을 던질 때 키킹 동작부터 팔 스윙까지 다 몸이 열리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해서는 절대 힘을 쓸 수 없다. 선수 미래를 위해 2군에 보냈다. 2군에서 많이 바뀌었다고 하더라. 구속도 145km 이상이 나오고 투구폼도 괜찮아지며 제구도 잡혔다고 했다. 그래서 오늘 경기가 기대가 된다. 안타 맞고, 점수 주는 걸 떠나 얼마나 잘 바뀌었나 그걸 보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 임지섭은 지난달 29일 고양 다이노스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6이닝 동안 안타 2개만 내주고 삼진 7개를 잡으며 1실점하는 호투를 펼쳤었다.
류 감독은 임지섭의 투구를 본 후 후반기 5선발로 김대현과 임지섭 중 1명을 선택하겠다고 경기 전 말했었다. 그만큼 기대가 컸다는 뜻이다. 하지만 2⅔이닝 8안타(1홈런) 3볼넷 7실점으로 무너졌다. 성적보다 스트라이크 42개를 기록하는 동안, 볼을 36개나 던졌다는 게 더 뼈아팠다. 이날 피칭을 본 류 감독이 임지섭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줄 수 있을까.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