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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분석] 폼-구속 다 바뀌었다던 임지섭, 바뀐 게 없었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8-07-10 21:57


2018 KBO리그 SK와 LG의 경기가 1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선발투수 임지섭이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8.07.10/

너무 큰 기대를 해서였을까. 크게 달라진 게 없어보였다.

LG 트윈스는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에서 경기 초반 대량 실점한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3대10으로 대패했다. 치열한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1경기차 3, 4위 자리를 지키고 있던 양팀이기에 이날 3연전 첫 날 승부 결과가 중요했다. 4위 LG가 승리했다면 승차를 0으로 줄일 수 있었다.

결국 선발 싸움에서 승부가 갈렸다. LG는 이날 임찬규 등판 차례였지만, 임찬규가 몸살 증세로 엔트리에서 빠지며 임지섭이 선발로 나섰다. LG가 입단 때부터 공을 들이고 있는 대형 좌완 유망주 임지섭은 지난 3월29일 넥센 히어로즈전 딱 1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다 곧바로 2군에 내려갔다. 당시 갖고있던 폼과 구위로는 절대 1군에서 통할 수 없다는 류중일 감독의 판단 하에, 전면 개조 지시를 받은 것이다. 같은 좌완 강속구 투수 출신인 이상훈 피칭아카데미 원장에게 특별 지도를 맡겼다.

임찬규 부재로 갑작스럽게 올라온 건 아니었다. 류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준비를 잘 하고 있다고 해 후반기 들어 기회를 줄 예정이었는데, 임찬규 이탈로 그 시기가 조금 앞당겨진 것일 뿐이다. 임찬규 등판이 안된다는 게 확정된 다음부터 이날 경기에 맞춰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류 감독은 그러면서 "공을 던질 때 키킹 동작부터 팔 스윙까지 다 몸이 열리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해서는 절대 힘을 쓸 수 없다. 선수 미래를 위해 2군에 보냈다. 2군에서 많이 바뀌었다고 하더라. 구속도 145km 이상이 나오고 투구폼도 괜찮아지며 제구도 잡혔다고 했다. 그래서 오늘 경기가 기대가 된다. 안타 맞고, 점수 주는 걸 떠나 얼마나 잘 바뀌었나 그걸 보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 임지섭은 지난달 29일 고양 다이노스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6이닝 동안 안타 2개만 내주고 삼진 7개를 잡으며 1실점하는 호투를 펼쳤었다.

하지만 이날 투구에서 크게 달라진 점은 보이지 않았다. 키킹 동작에서 벌어졌던 다리가 조금은 들어온 듯 보였지만, 확연한 차이는 없었다. 딱딱한 투구 연결 동작도 비슷했다. 구속도 145km를 넘기지 못했다. 최고구속이 145km로 기록됐는데, 대부분 140km 초반대였다. 1회 시작하자마자 노수광을 상대로 씩씩하게 공을 던지다 안타를 맞고 나서 곧바로 2번 나주환을 상대로 연거푸 볼을 던지는 모습도 안정감을 주지 못했다. 1회 1사 1, 3루 찬스에서 최 정을 삼진, 김동엽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살아나는 듯 했지만 거기까지였다. 2회 김강민에게 스리런홈런을 내줬고, 3회 SK 타자들이 연습 타격을 하듯 쉽게 공을 받아쳤다. 김강민의 홈런이 우측 파울 폴대를 맞는 행운이 따르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140km의 밋밋한 직구가 한가운데 높게 몰린 것부터가 문제였다.

류 감독은 임지섭의 투구를 본 후 후반기 5선발로 김대현과 임지섭 중 1명을 선택하겠다고 경기 전 말했었다. 그만큼 기대가 컸다는 뜻이다. 하지만 2⅔이닝 8안타(1홈런) 3볼넷 7실점으로 무너졌다. 성적보다 스트라이크 42개를 기록하는 동안, 볼을 36개나 던졌다는 게 더 뼈아팠다. 이날 피칭을 본 류 감독이 임지섭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줄 수 있을까.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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