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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익수에 이어 우익수 변신?
뛰어난 야구 센스와 연습의 결과물. 강백호는 김진욱 감독에게 "굴러오는 공을 타이밍에 맞게 잡아 송구하는 게 그렇게 힘든 일인 줄 몰랐다. 마운드에서 공 던지는 건 어렵지 않았는데 외야에서 공 던지는 게 훨씬 힘들다"고 말하면서도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 연습에 몰두했다고 한다. 워낙 야구 센스가 좋아 습득력이 빨라, 하루가 다르게 수비 실력도 나아지고 있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판단이다.
그래서 강백호는 또 한 번의 변신을 준비중이다. 당장 이뤄질 건 아니어도, 후반기에는 무조건 달라진 강백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바로 우익수 출전이다. KT는 멜 로하스 주니어가 지키는 중견수, 유한준의 우익수 자리가 확실했던 반면 좌익수는 경쟁 체제였다. 그래서 강백호가 좌익수 포지션으로 무혈입성 할 수 있었다. 여기에 외야 세 포지션 중 수비가 가장 떨어지는 선수를 좌익수에 포진시키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김 감독은 강백호가 우익수로도 뛸 수 있으면 여러모로 더 좋다는 계산이다. 일단, 체력 관리를 해줘야 하는 유한준의 지명타자 출전 경기수를 늘릴 수 있다. 유한준이 타격에만 전념하면, KT 타선의 파괴력이 더해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좌익수 포지션에 다양한 선수들을 투입하며 상대팀, 상대투수에 따른 맞춤형 전략을 짜는 것도 쉬워진다. 김 감독은 "오태곤의 경우 우익수보다 좌익수로 뛸 때가 확실히 더 안정적"이라고 했다.
강백호 개인의 가치를 끌어올리기에도 좋다. 김 감독은 "타격은 말할 것도 없고, 우익수 수비만 가능해진다면 강백호의 선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같은 타격 실력이라면, 좌익수보다 우익수가 시장에서 더 높은 가치 평가를 받는다. 손아섭(롯데 자이언츠) 나성범(NC 다이노스) 등 공격형 우익수들이 롤모델이 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우익수는 어깨가 좋아야 한다고 하는데, 마운드에서 150km 강속구도 뿌리는 강백호이기에 다른 수비의 안정만 된다면 우익수로서 안성맞춤이다.
날로 진화하고 있는 강백호가, 수비에서도 더 좋아지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팀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김 감독이 후반기 새로운 실험을 할 예정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