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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감독이 언급한 '현실적인 고민' 속뜻은?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8-06-25 05:54


24일 서울 고척돔구장에서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가 열렸다. KIA가 넥센에 14대 10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종료 후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KIA 선수들. 고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06.24/

김기태 KIA 타이거즈 감독은 지난 24일 고척 넥센 히어로즈전에 앞서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김 감독은 "이제 현실적인 고민을 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제 반환점을 돌았다. 올스타 브레이크, 아시안게임 휴식기가 얼마남지 않았다. 무턱대고 '잘 될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사실 무책임한 것이다. 팀 내부, 외부 모두 현실적인 고민을 해야할 시기가 됐다. (가을야구를 가기위해)딱 필요 승수가 나오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희망을 얘기하는 것도 좋지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도 했다. 김 감독은 "앞으로 또 어떤 어려움이 있을 지 알수 없다. 밖에서 알지 못하는 고민들을 감독은 미리할 수 밖에 없다. 그래야 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래도 잘 버티고 있다'는 표현도 맞지 않다. 대충 얼버무리고 가기엔 시즌이 너무 깊었다"고도 했다. 김 감독의 발언은 그동안 KIA가 보여준 롤러코스터 행보에 대한 자책과 팀의 현주소를 재확인시켜주고 있다.

KIA는 이날 넥센에 14대10으로 대역전승을 거두며 25일 현재 36승37패로 5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6위 넥센에 반 게임차 앞서 있다. 디펜딩 챔피언답지 않은 중간 성적표지만 충분히 가을야구에 도전할 수 있는 성적이기도 하다.

김 감독이 말한 현실적인 고민은 두 가지로 풀이된다. 첫 번째는 막연한 희망보다는 현실적인 목표, 예를 들면 3위가 됐든, 4위가 됐든 좀더 명확한 이정표를 설정하겠다는 뜻이다. 두 번째는 필요시 승부수를 던지는 독한 야구를 추구하겠다는 것으로도 보인다. 마냥 인내를 갖고 안고 가지않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되는 대목이다. 향후 동행 야구와 어떻게 맞물릴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KIA 구단 관계자는 "아마도 감독님, 구단, 팬 모두 지난해 우승을 한 뒤 올해를 또 다른 도약의 해로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주전 선수들이 많이 다친 상황에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을 상당부분 잃었다. 현실적인 고민은 우리의 처지를 냉정히 직시하자는 말씀으로 들렸다"고 했다.

지난해 우승팀이지만 KIA의 현재 전력은 최정상급은 아니다. 헥터 노에시가 지난해만 못하고, 김선빈 등 주전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아프다. 안치홍 등이 맹활약해주고 있지만 최형우와 나지완의 방망이가 지난해에 비해 무게감이 덜해졌다. 불펜은 2년 연속 아비규환.

냉정해지겠다는 김 감독이었지만 그래도 들려오는 희망가에는 귀가 쫑긋해 질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김세현이 2군에서 좋아지고 있다고 한다. 조만간 1군에 올릴 것"이라고 했다. 마무리를 논할 단계는 아니라고 했지만 불펜 고민을 조금이나마 덜겠다는 생각에 순간 화색이 돌았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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