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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김진욱 감독, 벼랑 끝에 서게 된 것일까.
그래서 KT 구단이 "김진욱 감독의 결단"이라고 해도,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어떤 감독도, 분위기 쇄신을 위해 핵심 코치들 전원을 단 번에 물갈이하지 않는다. 특히, 김 감독의 성향을 알면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김 감독은 코치든, 선수든 한 번 믿음을 주면 끝까지 신뢰한다. 문제가 있어도 자신이 안고가는 스타일이다.
이는 김 감독의 지배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해석될 수 있다. 계속해서 떨어지는 성적, 바뀌지 않는 야구 컬러 등에 대해 구단 수뇌부가 더 이상 믿음을 주지 않는 것이다. 인사에 간섭을 하기 시작한다. 감독이 힘이 있으면 '내 사람'들을 지킬 수 있다. 하지만 성적이 좋지 않고, 팀 분위기가 망가지면 지킬 수 있는 힘이 없어진다. 결국 외압에 굴복해야 하는 상황이 오는 것이다. 수석과 투수, 타격 등 핵심파트 외 영향력이 그렇게 크지 않은 외야수비-1루베이스 보직 최 코치까지 내린 건 의미가 있다. 최 코치는 김 감독이 KT 부임 당시 기회를 준 사람이다. 김진욱 라인 정리로 보여질 수 있다.
어떤 시나리오든 김 감독의 감독 인생 최대 위기다. 첫 번째라면 완전히 힘이 빠진 '레임덕'이 왔다고 보면 된다. 두 번째는 버티다, 버티다 꺼낸 최후의 카드로 스스로 배수의 진을 친 것이기에, 여기서 반등하지 못하면 비극적 결말 외 다른 시나리오가 없다는 게 중요하다. 지난해 3년 계약을 했지만,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짐을 싼 감독은 그동안 숱하게 많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