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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집중!
그런 고영표를 다시 볼 수 있었던 건 마운드. 16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 선발로 등판했다. 고영표가 어떤 투구를 할 지 관심이 모아졌다. 동기부여가 잘 되지 않을 상황, 거기에 팀은 연패에 빠져 있었다.
결과는 패배였다. 고영표 개인도 4연패로 시즌3승8패가 됐고, 팀도 6연패 늪에 빠졌다. 하지만 고영표가 크게 무너진 경기를 한 건 아니었다. 6⅓이닝 4실점. 1점만 더 주지 않았다면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에 성공할 뻔 했다. 오히려 심리적으로 힘든 상황에 잘던졌다고 표현하는 게 맞다. 1점밖에 내지 못한 타선 지원이 아쉬운 경기였다.
낙심만 하고 있으면 안된다. 한 시즌을 치르다보면 각 팀에서 수많은 일이 벌어진다. 발생하면 안되는 일이지만, 24인 엔트리에 있는 선수 중 1명이 부상을 당할 수도 있고 극도의 부진에 빠질 수도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임태훈(당시 두산 베어스)이 너무 부진하자 대회를 앞두고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윤석민(KIA 타이거즈)으로 엔트리 교체를 했었다.
이런 변수가 발생했을 때, 대체 자원으로 뽑히려면 그 때까지 계속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동정 여론에 기대 '대체 자원 1순위'라고 안도하고 있으면 안된다.
그리고 아시안게임 출전 여부를 떠나 그렇게 하는 게 프로 선수로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다. 이런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고, 선발투수로서 팀을 위해 열심히 한다면 이런 모습에 대한 보상을 언젠가는 받을 날이 올 게 확실하다. 아직 27세로 젊기에, 고영표가 야구를 할 날은 많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