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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하주석의 방망이가 봄기운 돌듯 달아오르고 있다. 4월초부터 20일 가까이 이어졌던 깊었던 타격 침묵. 그 길었던 터널의 끝이 보이고 있다. 하주석은 25일 팀의 5연패를 끊는 의미있는 디딤돌을 놓았다.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서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렸다. 2번 유격수로 선발출장한 하주석은 0-0으로 팽팽하던 4회초 무사 1루에서 KIA 선발 헥터 노에시를 상대로 우월 2점홈런(시즌 3호)을 터뜨렸다. 한화는 9회초 대타 이성열의 결승타와 막판 불펜진의 집중력으로 3대2로 승리, 5연패를 끊었다.
전날까지 타율 2할1푼8리(87타수 19안타), 2홈런 8타점을 기록중이던 하주석은 삼진도 무려 28개나 당했다. 장타력을 갖춘 차세대 공격형 유격수라는 별명이 무색할 지경이었다. 이날 본격 변신을 예고하며 시즌 타율을 2할3푼1리(3홈런 10타점)까지 끌어올렸다.
한화는 하주석의 회복이 무척 반갑다. 지난해부터 수비가 몰라보게 좋아진 하주석이다. 방망이는 두자릿수 홈런에 타율 2할8푼은 늘 기대할 수 있는 재능넘치는 타자다. 유격수 수비는 팀내에서 하주석을 능가할 만한 선수가 없다. 수비 하나는 리그 정상급이다. 오선진은 3루수와 유격수, 2루수 수비가 모두 가능하지만 유격수는 수비 범위가 상대적으로 넓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오선진의 3루 수비는 수준급이다. 유격수 수비도 안정적이지만 범위는 하주석이 더 넓다"고 말했다. 오선진은 지난주 급체에 이어 허리통증까지 호소해 25일 경기서도 후반에 3루 대수비로 기용됐다. 한화는 하주석 말고는 대안이 없는 상태였다.
하주석은 빠른 발과 센스 넘치는 베이스러닝으로 타격감만 유지된다면 활용도가 높다. 테이블 세터로서도 훌륭하다. 또 6번이나 7번에 위치해 큰 것 한방씩을 거들어 줄 수 있다. 한번 감이 오면 자주 몰아치기를 선보였던 하주석이다. 이글스 타선에 뇌관 하나가 더 장착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