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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KIA 타이거즈의 가장 큰 문제점은 불펜진이지만 팀이 나아갈 추진력을 반감시키는 또 다른 원인도 있다. 바로 응집력이 사라진 방망이다. 지난해 KIA는 자주 불방망이로 상대팀의 혼을 빼놨다. 올해는 얘기가 다르다. 드러난 타격 수치는 그다지 나쁘지 않지만 팬들은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KIA는 2회 무사 1,2루 찬스에서도 병살타와 내야땅볼로 무득점에 그쳤다. 3회 역시 무사 1루에 이어 2사 1,2루 찬스가 만들어졌지만 득점에는 실패했다. 4회에도 찬스는 이어졌다. 2사 1,3루 추가점 찬스. 하지만 3번 김주찬이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1점도 추가하지 못했다. 5회에도 2사후 정성훈이 중전안타로 1루를 밟았지만 역시 후속타 불발. 8회말에도 1사 1,2루 찬스를 병살타로 날렸다.
KIA는 전날까지 팀타율 2할9푼6리(1위), 팀홈런 34개(3위), 팀타점 142개(4위)로 타격 수치가 좋은 편이다. 하지만 중요상황 OPS(출루율+장타율)는 0.833으로 전체 7위로 하위권이고, 팀 득점권타율은 2할7푼7리로 5위에 머물러 있다. 이범호와 안치홍의 손가락 미세골절 부상 공백을 감안하더라도 매우 답답한 흐름이다.
전날(25일) 헥터 노에시는 7이닝 2실점 호투에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26일에는 양현종의 최고 역투도 빛이 바래고 말았다. 수수깡 방망이가 선발 마운드의 힘을 갉아먹고 있는 형국이다. 나지완과 이명기의 방망이 침묵 속에 상위타선과 하위타선의 연결고리가 완전히 사라진 모습이다. 대량 득점은 고사하고 필요득점을 만들어내는 데도 진땀을 흘리고 있는 KIA다.
광주=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