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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상쾌 한화 양성우 "(오)선진이랑 거기 한번더 가야되나요?"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8-04-12 06:05


◇11일 KIA전에서 결승타를 터뜨리고 있는 한화 이글스 외야수 양성우.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 외야수 양성우(29)는 즐거운 사나이다. 그라운드에서는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하고 동료들 사이에서는 웃음을 만드는 재간꾼으로 통한다. 한화팬들에게도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

요즘 양성우의 방망이가 매우 뜨겁다. 올시즌을 앞두고 독한 마음으로 다짐했던 자신과의 약속을 꾸준히 지키고 있다. 양성우는 올시즌 야간경기를 마쳐도 매일 7시에 일어나 아침을 챙겨먹고 있다. 일찍 운동을 시작하기 위해서다. 그는 절박함을 느끼고 있다.

지난해 팀의 주전 외야수로 자리를 잡았지만 1년만에 상황은 180도로 바뀌었다. 만능 외야수 제라드 호잉(우익수)이 왔고, 펄펄 나는 톱타자 이용규(중견수)는 FA를 1년 유예하면서 열정을 토해내고 있다. 남은 좌익수 한자리를 두고 최진행 이성열 백창수 등과 경합을 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양성우는 이들 셋에 비해 장타력은 떨어지지만 자신만의 장점으로 위기를 극복해내고 있다. 선발이나 교체에 상관없이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

양성우는 14경기에서 타율 3할5푼9리(39타수 14안타)에 4타점을 기록중이다. 출루율은 4할4푼7리, 장타율은 4할6푼2리. OPS는 0.909다. 득점권 타율은 4할(5타수 2안타)이다. 아직 표본은 적지만 정확도와 찬스에 강한 방망이, 한결 부드러워진 외야 수비로 이전보다 더 자주 중용되고 있다. 선구안이 좋고 컨택트 능력이 뛰어난데다 꽤 쏠쏠한 중거리포도 장착하고 있다.

양성우는 "이제 한국 나이로 서른이 되다보니 마음 가짐이 다르다. 올시즌후 결혼 생각도 있다. 마냥 젊은 선수가 아니다. 매순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00안타를 채우지 못하고 99안타에 그친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양성우는 "모자랐던 안타 1개는 가을 마무리캠프에서 쳤다(웃음). 올해는 100안타를 넘길 자신이 있다"고 했다.

양성우는 지난 11일 KIA타이거즈전에서 3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결승타도 때려냈다. 웃을 일이 많지만 가장 친한 친구인 오선진의 부진 때문에 속이 탄다. 지난해 후반기 깜짝 스타가 된 오선진은 올시즌 초반 타율이 1할5푼6리에 머물러 있다. 오선진은 요며칠 경기후 야간 배팅훈련, 경기전 특별 배팅훈련을 소화중이다. 방망이가 너무 안맞아 몸부림친다. 다행히 11일 경기에서는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양성우는 "코치님들이 자꾸 (오)선진이 데리고 '거기' 한번 더 다녀오라고 야단들이시다. 비용을 '쏘겠다'는 분도 많다. 심각하게 고민중"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지난해 4월 양성우와 오선진은 수원 원정에서 야간경기 후 다음날 낮경기를 앞두고 무도회장에서 술자리를 가졌다. 한 팬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렸다. 둘은 선수단 내규를 적용받아 징계성 2군행을 통보받았다. 그일 이후 삭발을 하고 1군에 복귀한 양성우와 오선진은 야구가 술술 풀렸다. 양성우는 수비와 공격 모두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고, 오선진은 정근우의 부상공백 우려를 지우며 생애 최고해를 보냈다. 팬들 사이에서 둘은 '나이트 형제'로 통한다. 한때 양성우는 그 일로 대인기피증까지 생겼지만 이제는 추억이 됐다. 양성우는 "내가 걱정이지 (오)선진이 걱정은 전혀 안된다. 금방 치고 올라올 녀석"이라며 웃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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