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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타선, 주자는 나가는데 들어오지는 않는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8-04-11 10:30


LG 트윈스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10일 SK 와이번스전에서 4회말 2루에서 3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주자는 내보내는데 불러들이지는 않는다.

감독으로서 이보다 답답한 경우는 없을 것이다. LG 트윈스는 지난 10일 잠실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에서 6안타와 4사구 4개를 얻고도 1득점에 그쳤다. 결국 1대4로 패하며 공동 8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올시즌 초 주자가 나갔을 때 타자들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날 LG는 1회부터 4회까지 매이닝 선두타자가 출루했다. 그러나 단 한 명도 홈에 이르지는 못했다. LG는 2회와 3회 1점씩을 줘 리드를 당하고 있는 상황이라 번트 작전을 낼 수도 없었다. 2회말에는 선두 유강남이 우중간 2루타를 때렸으나, 1사후 양석환의 유격수 오른쪽 내야안타 때 3루까지 욕심을 내다 횡사해 찬물을 끼얹었다. 4회에는 1사 1,2루에서 오지환이 삼진, 양석환이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결국 LG는 선발 임찬규가 5회초 최승준에게 좌월 투런홈런을 허용해 흐름을 완전히 내주고 말았다.

이날 현재 LG는 팀타율 2할8푼과 출루율 0.356 모두 리그 평균을 웃돌지만, 경기당 평균 득점은 4.50점으로 10개팀 중 8위에 그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4.0득점)와 롯데 자이언츠(4.29득점)가 LG보다 적다. 그러나 롯데와 삼성은 팀타율이 각각 2할5푼6리, 2할5푼4리로 이 부문 9, 10위의 팀이다. 그만큼 LG 타선의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또한 LG의 팀 잔루는 117개로 넥센 히어로즈(133개) 다음으로 많다. 잔루가 많다는 건 주자가 있을 때 불러들이는 능력이 떨어짐을 뜻하는데, 득점권 타율을 봐도 LG는 집중력이 현저히 낮다. 득점권 팀타율이 2할4푼6리로 전체 8위이며, 주자가 있을 때 타율은 2할6푼4리로 팀타율 자체보다 낮다.

LG는 이같은 집중력 부족 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다른 무기가 없다는 게 치명적이다. 기동력, 장타력 모두 다른 팀에 비해 약하다. 팀도루 5개는 롯데(3개) 다음으로 적고, 팀홈런 15개는 5위 수준이다. 여기에 병살타는 12개로 KIA 타이거즈 다음으로 많다.

LG는 당초 김현수를 영입하면서 타선이 동반 상승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현수는 중심타선이 아닌 2번 타순에 배치되고 있다. 류중일 감독이 강한 2번 타자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번 김현수 효과는 꾸준하지가 않다. 김현수가 침묵하는 날에는 별다른 득점 기회조차 마련하지 못한다. 이날 SK전에서도 LG가 겨우 무득점을 면할 수 있었던 것은 8회말 2사후 김현수가 중전안타로 나간 뒤 박용택이 적시타를 터뜨린 덕분이다. 4번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는 타율 3할9푼3리로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를 둘러싼 상하위 타선의 연결은 매끄럽지 못하다.

구슬도 꿰야 보배라고 했다. LG는 중요한 순간 적시타 하나가 아쉬울 때가 너무 많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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