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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 혈투 '샴페인 일찍 터뜨린' NC, 패배 후유증 얼마나?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8-04-09 12:13


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8 KBO리그 NC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9회초 NC 모창민이 역전 2타점 적시타를 친 후 환호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4.08/

NC 다이노스는 이 경기를 무조건 잡아야만 했다. 하지만 패하면서 올 시즌 앞으로의 두산 베어스전까지 숙제로 남겨놨다.

NC는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 4시간 44분간의 혈투 끝에 10대11로 패했다.

사실 두산 선수들은 NC만 만나면 왠지 모를 자신감에 넘친다. 반면 NC는 '두산포비아'라고 불릴 정도로 유난히 두산에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에도 NC는 두산에 5승(11패)만을 거뒀다. 7승 미만으로 거둔 팀은 두산이 유일하다. 때문에 NC선수들도 두산만 만나면 전투력이 상승한다.

하지만 올해도 벌써 2패째다. 7일 역전패는 그렇다쳐도 8일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끝에 패배는 뼈아프다. 문제는 두산전에서 NC가 반드시 가져야 했던 집중력을 끝까지 가져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투수가 못던져서, 타자가 잘쳐서 패했다면 수긍할만도 하다. 하지만 이날 패배는 오로지 집중력의 문제였다.

물론 경기 후반 폭우에 가까운 비가 내려 선수들이 제 컨디션을 유지하기 힘들었다. 투수는 발이 투수판에 제대로 지지되지 않아 미끌렸고 타자도 타석에서 힘을 실어 스윙을 하기 힘들 정도였다. 하지만 이는두산도 똑같은 상황이다.


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8 KBO리그 NC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9회말 NC 스크럭스가 두산 김재환의 안타를 놓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4.08/
6-9로 뒤지던 9회초 NC는 환상적인 이닝을 만들어냈다. 9회초 두산은 마무리 김강률을 올렸지만 선두타자 대타 강진성은 중전안타를 때려냈다. 이어 박민우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던 김경문 감독은 윤병호 대신 대타 최준석을 올렸다. 최준석은 기대대로 우전안타로 강진성을 3루까지 보냈다. 후속타자 나성범이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고 재비어 스크럭스가 2루타로 다시 1점을 추가했다. 박석민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모창민이 2타점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김감독의 승부수는 맞아들었고 NC는 승리의 기분을 만끽했다. 3루측 외야 관중석의 NC팬들도 축제 분위기를 만들었다.


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8 KBO리그 NC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9회말 NC 김성욱이 두산 김재호의 타구를 놓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4.08/
하지만 9회말이 남아있었다. 그리고 두산도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NC는 임창민까지 8회 등판시키고 남은 투수 유원상을 마운드에 올렸다. 유원상은 선두타자 류지혁을 삼진 처리했지만 박건우를 볼넷으로 내보냈고 김재환의 좌전안타 때 좌익수로 수비위치를 바꾼 스크럭스가 실책으로 박건우를 홈으로 불러들여 동점을 만들어줬다. 그리고 오재일은 자동 고의4구. 1사 1,2루에서 김재호가 쉽게 잡을만한 중견수 뜬공을 날렸지만 중견수 김성욱은 공을 놓치고 말았다. 결국 오재원이 끝내기 안타를 쳐내며 경기에 패했다.


스크럭스가 낯선 좌익수로 나섰다는 것, 김재호의 뜬공이 조명에 숨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끝까지 좀더 집중력을 발휘했다면 어땠을까. 스크럭스의 실책, 그리고 김성욱의 안타로 기록된 실책은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린' NC에게 패배를 안겼다. 가용 가능한 불펜 투수를 대부분 소모했다는 것 외에도 NC에게 이날 빗속 혈투 후유증은 꽤 오래갈 수도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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