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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긴 휴식이 독이 됐을까.
첫 등판이었던 3월 25일 인천 롯데전서 5이닝 3안타 무실점, 두번째 등판인 3월 31일 대전 한화전서도 5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한 피칭을 했던 김광현이었지만 이날 삼성전에선 삼성 타선에 뭇매를 맞았다.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고 지난해 재활에만 몰두했던 김광현은 올시즌 완벽한 모습으로 부활했다. 하지만 수술 후 첫 시즌이라 SK 구단은 투구수와 이닝을 관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래서 첫 2경기에서 5이닝-80개로 한정된 피칭을 했고, 이날도 5이닝, 80개 정도의 피칭을 할 예정이었다.
경기가 비로 취소되면서 김광현의 등판이 미뤄졌고, 8일만에 마운드에 올랐는데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이전 2경기에선 최고 구속이 152㎞까지 나오면서 빠른 공으로 상대를 윽박질렀는데 이날은 구속이 나오지 않았다. 1회초 최고 148㎞까지 찍었지만 2회와 3회엔 145㎞정도로 떨어졌고, 대부분의 직구가 140㎞대 초반에 머물렀다. 제구도 좋지 않아 볼이 많았다.
직구가 빠르지 않다보니 고속 슬라이더가 효과가 없었다. 2회초 스리런포를 친 김상수와 3회초 투런포를 날린 다린 러프 모두 김광현의 슬라이더를 공략해서 홈런을 쳤다.
김상수에게 던진 슬라이더가 136㎞였고, 러프에게 던진 슬라이더는 138㎞였다. 140㎞ 초반의 직구와 비교해 크게 구속차가 나지 않았고, 직구 타이밍에 나온 방망이에 그대로 걸려 홈런이 됐다.
투구수가 정해져있다보니 적은 투구수로 5이닝 이상을 던져야 하는 김광현에겐 좋지 않은 컨디션에서도 5이닝을 소화하기 위해 빠르게 승부를 해야한다는 것이 오히려 조급함으로 나타났을 수도 있다.
SK와 김광현에게 숙제를 안겨준 삼성전이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