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국 관건은 제구력과 변화구다."
KIA 타이거즈를 4연패 위기에서 구해낸 투수 한승혁은 그야말로 구세주였다. 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원정경기서 선발 정용운이 3회에 대거 5점을 내주며 1-5로 역전당했을 때만해도 전날의 악몽이 재현되는 듯했다. 하지만 이날 1군에 등록되고 4회에 마운드에 오른 한승혁이 7회까지 4이닝 동안 2안타 6탈삼진 1실점의 호투로 SK를 묶었고, KIA가 결국 8회 동점, 연장 10회 역전극을 만들어내 3연패에서 탈출했다. 한승혁의 안정된 피칭이 없었다면 승리는 불가능했던 것이었다.
"첫 단추를 잘 꿰서 기분이 좋다. 앞으로 좀 더 편한 마음으로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한 한승혁은 "앞으로도 긴장하고 준비를 잘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지난시즌 시범경기서 매우 좋은 피칭으로 기대감을 높였지만 정규시즌에서 제구 불안으로 인해 인상적인 활약을 보이지 못했던 한승혁은 지난해와 올해 시작의 다른점을 마음가짐이라고 했다. 한승혁은"작년엔 시범경기에서 좋아 1군에서 던지는게 당연하다고 생각을 했었다"면서 "올해는 부상으로 전지훈련도 다 소화하지 못했고, 개막전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더 절박해서 던졌고, 그것이 결과로 나온 것 같다"라고 했다.
커브를 장착한 것이 피칭에 큰 도움이 됐다고. "커브가 들어와 구종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구종 선택을 할 때 고민이 줄어들었고, 자신있게 던질 수 있게 됐다"라고 했다.
전날 TV로 SK의 타선을 보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 것이 실전에서도 도움이 됐다고. "TV로 보는데 SK 타자들이 너무 잘치더라. TV를 보면서 내가 어떻게 던지면 될까 하고 생각을 하며 봤다"면서 "그렇게 한 것이 실제로 상대할 때 도움이 된 것 같다"라고 했다.
역시 제구력과 변화구가 중요했다. 한승혁은 "볼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해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넣으니 비슷한 공에 타자들의 배트가 따라나오더라"면서 "앞으로도 제구력과 변화구의 기복을 줄이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잘된다면 확률이 나에게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했다.
제구력은 그가 항상 신경쓰는 부분이다. "캐치볼을 할 때도 신경을 쓰고, 릴리스포인트를 일정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했다.
강속구 유망주로 매년 기대를 받아왔던 한승혁이 올시즌엔 제대로 날개를 펴고 날아갈 수 있을까. 첫 등판처럼만 계속된다면 달라진 한승혁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