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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원의 LG전 퇴장, 단순한 볼판정 항의일까?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8-04-04 01:12 | 최종수정 2018-04-04 08:54

2018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LG트윈스의 경기가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9회말 선두타자 오재원이 스트라이크 판정에 항의하다 박종철 주심으로 부터 퇴장지시를 받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04.03/

2018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LG트윈스의 경기가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9회말 선두타자 오재원이 스트라이크 판정에 항의하다 박종철 주심으로 부터 퇴장지시를 받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04.03/


3일 LG 트윈스전에서 나온 두산 베어스 주장 오재원(33)의 퇴장 상황, 어떻게 봐야 할까.

당시 상황은 4-4 동점이 된 9회말 첫 타석이었다. 오재원은 LG 진해수가 던진 4구째 131㎞ 슬라이더에 루킹 삼진을 당했다. 잠시 심판을 바라보다 벤치를 향해 걸어가는 듯 했던 오재원은 이내 돌아서서 박종철 주심과 이야기를 나눴다. TV중계 장면을 보면 오재원의 어필 내용은 볼의 위치에 대한 것으로 보였다. 몸쪽에서 휘어져 들어온 공의 포구가 높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몇 마디를 주고 받던 박종철 주심은 그대로 퇴장 명령을 내렸고, 김태형 두산 감독이 어필에 나섰으나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2018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LG트윈스의 경기가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2루수 오재원이 LG 1회초 1사후 김현수를 땅볼로 잡아내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04.03/

이날 경기는 두산에게 중요했다. LG전은 막판 대량 실점으로 두 번이나 역전패를 당했던 지난 주말 KT전을 마치고 갖는 첫 승부였다. 그것도 승리 의지라면 둘째가면 서러울 '서울 라이벌' LG와의 대결이었다. 선발 류희관의 호투 속에 고비 때마다 상대 흐름을 끊으며 순항했다. 8회말 오재일의 투런포로 다시 리드를 잡은 뒤 승리를 눈앞에 둔 9회초 마무리 김강률을 투입하며 승리 공식을 매듭지으려 했다. 하지만 김현수에게 동점 투런포를 얻어맞으며 다시 동점을 허용했다. 두 번이나 동점을 내준 이날 상황은 주말 KT전 악몽을 다시 떠올리게 할 만했다. 주장인 오재원 입장에선 예민해질 수도 있는 부분이었다.


오재원의 승부욕은 이미 정평이 나있다. 지난해 KIA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자신을 질책하듯 글러브를 그라운드에 내던진 장면 뿐만 아니라 중요한 승부처에서 안타를 때려낸 뒤 펼치는 세리머니 등 수많은 장면을 연출했다. 표현 방식이 다소 과격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프로선수라면 마땅히 갖는 승부욕을 가감없이 드러내는 모습이 나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그동안의 모습, 최근 팀 상황 등을 고려해보면 오재원의 볼 판정 항의는 침체될 수도 있었던 팀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스스로 나선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두산은 이날 연장 11회말 최주환의 끝내기 2루타에 힘입어 LG를 5대4로 꺾고 '서울 라이벌전'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오재원의 희생이 두산의 뒷심을 살렸다고 볼 수도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2018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LG트윈스의 경기가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오재원이 2회말 2사 2루에서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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