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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2017 KT'와 '2018 KT'의 봄은 다르다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8-04-04 06:01


2018 KBO리그 kt와 넥센의 경기가 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7대1로 승리한 후 kt 선수들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8.04.03.

3년 연속 꼴찌에 머물렀던 KT 위즈가 시즌 초반 6승3패(공동 3위)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함박웃음을 지을만도 하지만 KT 사람들은 말을 아낀다. 2016년 시범경기 2위→정규시즌 꼴찌, 지난해 시범경기 1위→정규시즌 꼴찌. 지난해 봄만 떠올려도 아픈 기억이 새록새록 돋는다. KT는 지난해 8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7승1패 단독선두였다. 이후 7승2패로 롯데 자이언츠와 함께 공동 1위를 달리기도 했다.

KT 프런트는 봄에만 반짝하다 다시 사그라드는 '봄 KT'가 두려운 나머지 미리 호들갑을 떨지 않는다. 지난해 KT와 올해 KT의 봄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김진욱 KT 감독은 "아직 시즌 초반이다.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다만 좋은 징조들은 보인다.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의지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KT 구단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의 차이는 방망이다. 지난해는 시즌 초반 라이언 피어밴드와 돈 로치, 주 권 고영표 등 선발진이 엄청나게 잘 던졌다. 방망이가 터지지 않았지만 투수력으로 승수를 쌓았다. 이후 마운드가 흔들리면서 성적이 곤두박질 쳤다. 올해는 황재균 강백호 윤석민, 멜 로하스 주니어가 시즌 시작부터 타선에 힘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4월 11일 KT는 7승2패로 공동 1위. 당시 팀평균자책점도 2.25로 전체 1위. 하지만 팀타율은 2할1푼2리로 꼴찌였다. 공동 1위 롯데가 팀 평균자책점 3.49, 팀타율 2할9푼5리였던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극단적인 마운드 힘으로 버텼던 KT는 공수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

올해는 다르다. 3일 현재 KT는 팀타율 3할1푼7리로 1위다. 팀평균자책점은 5.58로 7위. 아직 표본이 적지만 KT의 방망이는 확실히 달라졌다. 유턴파 FA 황재균은 타율 3할8리에 2홈런 5타점으로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지난해 대체 외국인타자로 온 멜 로하스 주니어는 시즌 초반부터 함께하고 있다. 타율 3할8리 4홈런 9타점이다. 슈퍼 루키 강백호는 놀라움 그 자체. 타율 3할1푼4리에 4홈런 12타점(팀내 1위)이다. 유한준(0.375, 2홈런) 역시 상대투수의 견제 분산 효과를 누리고 있다. 예비 FA 박경수(0.343, 3홈런)의 존재감도 대단하다. 윤석민(0.306, 2홈런)은 더이상 외롭지 않다. KT 타선은 정확성과 파워를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마운드가 흔들릴 때는 타선이 폭발하고, 타선이 다소 주춤하면 마운드가 힘을 내는 식이다. 뭔가 잘 풀리는 팀의 모습이다. 지난 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에선 5선발인 금민철이 친정팀을 상대로 7이닝 1실점 역투로 시즌 2승째를 따내기도 했다.

부진했던 선발 주 권이 2군에 내려가는 등 마운드에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르면 이번 주말 원군이 온다. 더스틴 니퍼트는 지난 3일 한화 이글스 2군전에서 4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최고구속은 148km, 직구 평균구속은 144km였다. 1군 합류를 위한 컨디션 조절이 거의 끝나간다. 니퍼트가 오면 선발진에도 숨통이 틔일 전망이다. 김진욱 감독은 "서두르지 않을 것이다. 본인이 OK할때까지 기다릴 생각이다. 일단 합류하면 팀에 큰 도움이 될 선수임은 분명하다"며 니퍼트에 대해 무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김진욱 감독은 올해 목표를 탈꼴찌가 아닌 5할, 가을야구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맞닥뜨렸을 때 '강하다'라는 인상을 줄 수있는 팀으로 변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지난해 허술했던 KT를 생각하고 만만하게 봤던 상대팀들은 심심찮게 혼쭐이 나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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