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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는 여전히 공격력에 문제가 있다. 3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연장 11회 끝에 4대5로 패했다. 16개의 안타, 8개의 4사구를 얻었다. 숱한 찬스를 놓쳐다. 14번의 득점권 기회에서 적시타는 한 번 밖에 나오지 않았다. 류중일 감독은 경기 중후반 1점차 승부에서 당연히 번트 작전을 냈다. 5회, 7회, 11회 등 3번의 희생번트가 나왔지만 후속타는 터지지 않았다.
LG는 이날 두산전까지 최근 4경기 연속 같은 선발 라이업을 들고 나갔다. 3일 두산전에서 소사와 호흡을 맞출 포수를 유강남이 아닌 정상호를 8번 타순에 넣은 것을 감안하더라도 무척 안정적이다. 과거 김응용 감독은 "타순이 자주 바뀌는 팀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결국 득점이 안 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LG는 올시즌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타선을 구축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짜임새는 여전히 두고 볼 일이다.
LG 타선의 안정세는 김현수에서 비롯됐다고 봐야 한다. 김현수는 5번 타순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NC 다이노스와의 개막 2연전에서 김현수는 8타수 2안타를 쳤다. LG는 두 경기를 모두 놓쳤다. 상위타선과 중심타선의 연결이 좋지 못했다. 2번 타순에 문제가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류 감독은 '강한 2번타자'를 선호하는 스타일이다. 잔뜩 기대를 걸었던 2번 후보 이형종이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무릎을 다치는 바람에 차질이 빚어졌다. 시범경기에서 김현수가 주로 2번을 쳤지만 시즌 개막에는 5번으로 나왔다. 2번 타순에서 양석환과 오지환을 써봤는데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결국 지난달 27일 넥센 히어로즈전부터 김현수를 2번에 넣기 시작했다. 짜임새, 연결이 어느 정도 들어맞았다. 3연패 후 시즌 첫 승이 나왔고 지난 주말 KIA 타이거즈와의 홈 3연전을 2승1패의 위닝시리즈로 마칠 수 있었다. 이날 두산에게 비록 패했지만, 타순이 크게 바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류 감독은 "자기 타순이 마음에 들어야 방망이도 잘 맞는다. 크게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결국 나가는 일은 많은데 불러들이는 힘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