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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리빌딩 선언이 무색한 한화의 간절함과 한계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8-04-03 10:30


◇한화 코칭스태프.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한화 이글스는 지난해 10월 31일 본격적인 리빌딩을 선언했다. 한화 구단은 레전드 출신인 한용덕 감독을 영입하면서 내부 육성과 팀체질 개선, 구단 비전 실현 등을 강조했다. 한 감독 역시 취임 일성으로 "팀의 육성강화 기조에 맞춰 가능성 있는 많은 선수들이 주전급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땀흘려 나가겠다"고 했다.

한 감독은 사흘 뒤 취임식에서 "성적이 동반되지 않은 리빌딩은 불가능하다. 임기(3년)중에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현실과 이상의 접목이었다.

올시즌 8경기를 치른 지금 한화는 2승6패로 9위에 처져 있다. 아직 한바퀴(9개팀 3연전, 27경기)를 돌지 않은 시점이지만 한화는 팬들의 비난에 직면해 있다. 개막 7연패에 빠졌던 롯데 자이언츠의 부진 임팩트가 워낙 컷던 탓에 다소 시선이 분산됐지만 3일부터 대전에서 열리는 한화와 롯데의 '단두대 매치' 결과에 따라 비난 수위가 달라질 수 있다. 구단이 리빌딩을 선언했지만 팬들은 지난 10년간 가을야구에 실패했던 도전의 연장선상에서 2018년을 바라보고 있다. 차분하고 조심스럽게 준비했던 2018년이지만 막상 시즌에 뛰어들자 여느 때와 다를 바 없는 또 한번의 치열한 봄이다.

리빌딩은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다. 한화는 대규모 외부FA에 투자했던 2013년(이용규 정근우), 2014년(권 혁 송은범 배영수), 2015년(정우람)을 뒤로하고 지난 2년간 FA시장에서 발을 뺐다. 지난해는 외국인 선수에게는 그래도 투자를 했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바꿨다. 키버스 샘슨(70만달러)=제라드 호잉(70만달러)-제이슨 휠러(57만5000달러) 등 '가성비, 육성형 용병'으로 엔트리를 채웠다. 지난 겨울 내부 FA와의 해를 넘긴 장기협상은 구단의 리빌딩 의지와 맞물려 있다.

가고자하는 방향은 명확하지만 성적은 모든 것을 삼키는 쓰나미다. 한용덕 감독은 지난 1일 SK와이번스전에 앞서 "선수들이 너무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 더 잘하려는 마음에 플레이가 움츠러든다. 나부터 욕심이 컸다. 반성한다"고 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치면서 외국인 선수들과 젊은 선수들이 가능성을 보이면서 올해 성적에 대한 선수단 내부 기대치가 높아졌다는 뜻이다.

구단의 장기 비전과는 별도로 한화 선수들은 올해 어떻게든 가을 야구를 선보이겠다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11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 무산은 KBO리그 불명예 신기록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외국인 선발 원투펀치가 휘청대고 국내 선발진(김재영 윤규진)도 부진한 상황에서 앞이 보이지 않는다. 지금으로선 1승, 1승을 쌓으면서 가라앉은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것 외엔 뾰족한 수가 없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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