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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캠프는 희망의 시기다. 모두가 즐겁게 시즌을 준비한다. 하지만 개막이 되면 희비가 쌍곡선이 그려진다. 누구는 치고 나가고, 또 다른 누군가는 침몰한다.
희망섞인 얘기겠지만 kt, 한화, 삼성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꼴찌를 누가 할 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우리는 아닐 것"이라고 자신한다. 저마다의 계산법과 논거가 있다.
지난 3년간 최하위에 그친 kt는 황재균(4년 88억원)을 영입했다. 내야 수비-타선 강화를 기대할만 하다.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와 라이언 피어밴드, '원투 펀치'는 안정감이 있다. 수년간 KBO리그에서 성과를 냈던 투수들이다. 니퍼트는 적어도 10승 이상, 지난해 평균자책점 1위 피어밴드 역시 기대가 크다.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는 이제 2년차, 구단 내부에선 유의미한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한다. 젊은 선수들이 쌓은 경험도 플러스 요인이다.
한화는 kt가 1군 리그에 합류하기 전 3년 연속 꼴찌, 2009년부터 2014년까지 6시즌 동안 5차례 최하위에 그쳤다. 2013년부터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고 2015년 김성근 감독을 영입해 그해 6위, 2016년 7위, 지난해 8위를 기록했다. 한화는 지난해 투자가 성적과 직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올해는 장기적인 리빌딩과 단기성과, 두가지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
한용덕 감독이 부임하면서 부상 방지와 내부 경쟁에 힘을 쏟고 있다. 선수가 없는 것이 아니라 부상으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고 봤다. 맞춤형 훈련 스케줄 조정과 선수별 부상방지 트레이닝을 시행중이다. 그동안의 투자로 경험많고 경쟁력 있는 베테랑 자원들도 많다.
세 팀 모두 불안요소는 있다. kt는 여전히 선수층이 옅고 핵심 선수가 부족하다. 삼성은 윤성환을 제외하고는 토종 10승대 투수가 보이지 않는다. 외국인 선수는 결국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한화는 부상에 시달렸던 베테랑들이 또 한 살을 더 먹었다. 부상방지 프로그램이 과연 세월을 돌릴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외국인 선수 셋(키버스 샘슨, 제이슨 휠러, 제라드 호잉)은 젊고 건강하지만 경험이 부족하다. 메이저리그 커리어는 짧고 연봉은 전부 100만달러 이하다.
앞서 탈꼴찌를 언급했지만 세 팀 모두 치고 올라가 가을야구를 할 수도 있다. 이른 시기에 변화의 결과를 엿볼 수 있을 전망이다. 세 팀 사령탑은 4월을 승부처로 보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