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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따, 이거 아니면 죽어부러야~" 김기태 KIA 타이거즈 감독 특유의 손짓과 눈 찡긋까지 99.9999% 똑같다. "마, 니 지금 뭐하노?" 류중일 감독의 전매특허 경상도 사투리에 쩌렁쩌렁한 발성도 동일인인가 싶을만큼 일치한다.
서울 자택에서 가족과 휴식중인 조 감독을 밥상 인터뷰로 만났다. 조 감독은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두고 시즌 구상으로 머리가 복잡하다고 했다.
-올해는 미국이 아닌 대만이다.
-이제 캠프 출발이 얼마 안 남았는데.
연말에는 서울에 있었다. 이제 부산 내려가서 코칭스태프 미팅도 하고, 캠프 스케줄도 짤 예정이다. 특별한 변화는 없다.
-손아섭 잔류, 민병헌 영입으로 외야가 한층 빵빵해졌다.
박헌도 김문호 나경민 이런 선수들을 어떻게 쓸지 고민이다. 그렇다고 지금 외야 주전 선수들인 손아섭 민병헌 전준우 이런 친구들이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니다. 이제 30대 초반이니 선수로 한창 뛸 때 아닌가. 이제 지명타자 활용을 잘해야할 것 같다. (이)대호가 지명타자로 더 많이 나갈 수도 있고, 1루를 채태인과 번갈아가며 볼 수도 있다. 이병규도 1루가 가능하다. 그래도 옵션은 많아졌다. 이대호가 1루로 갔을 때 지명타자를 누구로 할지, 김문호를 외야로 내보내고 외야수 중에 한명을 지명타자 시킬 수도 있고. 여러 구상 중이다.
-민병헌이 좌익수, 전준우가 중견수를 맡게 되나.
수비 실력은 민병헌이 낫다고 본다. 더 나은 선수가 중견수를 맡아야 한다. 일단 구상은 민병헌 중견수, 전준우 좌익수인데. 캠프가서 적응하는 것을 보고 결정하겠다.
-가장 큰 고민은 포수 아닌가. 강민호가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했는데.
포수를 잘키워야하는데, 참 쉽지가 않다. 나종덕이 유망주지만, 지난해 2군에서 타율이 2할1푼이었다. 1군에 오면 더 못친다고 봐야한다. 나원탁도 마찬가지고, 김사훈도 방망이가 아직은 더 연습해야 한다. 안중열은 아직 팔꿈치가 안좋다. 솔직히 있는 선수들 중에서 최선의 선택을 해야겠지만, 어린 친구들에게 무작정 부담만 안길 수도 없다. 고민은 고민이다.
-내부 FA 최준석과 이우민이 아직 계약을 못한 상태다.
내가 재계약을 하고 나서 준석이가 인사를 하러 왔더라. FA 신청 하겠다고 하길래 이런 저런 상황상 안하는 게 맞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감독 입장에서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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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웃음)
-감독실에 책이 없다는 제보가 있다.
농담이다. 근데 가식적인 것은 안좋아한다.(웃음) 감독실에 '동행' 적어놓고 그런거 안한다.(김기태 감독과 절친해 가능한 농담이다) 사실 간지러운 걸 잘 못한다. 감독실에도 정말 아무것도 없다. 누군가가 "그래도 좀 초라하지 않습니까"라고 하길래 "시끄럽다. 내 사는 게 초라한데 뭔 소리고"라고 답해줬다.(웃음)
-재계약 소식을 듣고 아내와 가족들이 많이 좋아했을 것 같은데.
아내는 덤덤했다. 아내도 무뚝뚝한 편이다. 애들도 비슷하다. 우리집에서는 내가 제일 말 많고 웃긴 것 같다. 온 가족이 조용하다.(웃음)
-2년 간 상대하면서 가장 무서운 감독이 누구였나.
그래도 가장 독한 승부사는 김성근 감독님이다. 김 감독님을 제외하면 김경문 감독님. 밀어붙이는 힘이 장난 아니다. 흐름을 잘 읽으시는 분이다. 경력을 무시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쌓인 내공이 얼마나 되겠나.
-김기태 감독과는 쌍방울 시절부터 인연이 깊다.
몇십년을 봤는데 당연하다. 후배 때 참 힘들었다.(웃음) 그래도 참 정확한 형님이다. 인사 잘하고, 예의만 잘 차리면 아무말도 안한다. 대신 약속 시간이나 연습 시간에 늦으면 바로 죽는거다. 쌍방울 시절에도 나와 후배들은 기태형이 감독감이라고 생각했다. 남을 끌어가고, 리더십이 있는 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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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할 것 같다. 영상을 봤는데 잘 던지더라.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존)을 받기는 했지만, 수술 이후 회복을 잘했다. 한 시즌을 정상적으로 잘 던졌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개인적으로 가닥이 있는 선수를 선호한다. 큰 물에서 뛰어봤는데 틀이 있지 않겠나. 야구 잘했던 선수라 기대치가 크다.
-그동안 외국인 선수 때문에 마음 고생도 했다. 향수병으로 돌아간 파커 마켈의 경우도 있고.
마켈은 일본에서 보는데 제대로 하겠나 싶었다. 정말 잠을 제대로 못자더라. 연습 경기 등판 일정이 잡혔는데, 전날 잠을 잘 못자서 못던지겠다며 미뤄달라고도 했다. 힘도 좋고, 잘할 것 같은 선수였는데 아쉽게 됐다. 미국을 떠나본 적이 없고, 낯선 곳에 오니 적응을 못한 것 같았다. 외국인 선수는 무조건 안 아파야 한다. 그게 기준이다.
-작년에 롯데가 드라마틱한 후반기 반전을 썼다. 대체 뭐가 달라졌던 것일까.
투수다. 사실 크게 이긴 경기는 별로 없었다. 대신 타이트한 경기를 이기니까 선수들이 힘이 붙더라. 손승락이 잘한 것도 컸다. 8,9회 어이없는 역전승을 하다보니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졌고, 성적이 올라갔다. 특히 2연전 체제에서는 연패 없이 1승씩 꾸준히 한 것이 컸다. 크게 연승을 하지도 않았다. 또 운이 좋았던 게 필승조인 조정훈 박진형은 관리가 필요한 선수들이다. 조정훈은 하루 던지면 하루 쉬어야 하고, 이틀 연투하면 이틀 이상 쉬어야 한다. 박진형도 팔꿈치가 안좋았다. 그런데 두 선수가 나갈 수 없는 날 꼭 대승으로 이겼다.
-승운이 따랐던 것 같다.
김원형 투수코치가 슬쩍 와서 "오늘 진형이, 정훈이 안됩니다"하면 "우짜겠노. 있는 선수로 가야지"라고 했는데, 그러면 크게 이기거나 선발이 잘해준다. 또 이대호가 역할을 잘해줬다. 분위기가 처질만 하면 "개안타 마!" 이렇게 추스른다. 분위기가 내려갈만 할 때 대호가 중요한 임무를 잘해줬다.
-이대호가 새해에도 주장을 맡게 됐다.
좀 거친 스타일이기는 해도 책임감은 확실한 선수다. 작년에도 목 뒤 전체에 담이 와서 고개가 안돌아갔던 적이 있었다. 시커먼 피를 엄청 뽑았다. 트레이너가 와서 경기 못뛸 것 같다고 하길래 쉬라고 했다. 근데 라인업 쓸때쯤 트레이너가 다시 와서 "하는데까지는 해보겠답니다"라고 전하더라. 본인이 참고 한다. 그래야 후배들한테 찍는 소리도 할 수 있다. 이번 납회 때 "감독님, 제가 올해도 주장 합니까?"하고 묻길래 "1년만 더 해봐라"고 했다. 물론 본인은 주장으로 힘든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1년만 더 맡기고 싶다고 했더니 알겠다고 하더라.(웃음)
-올 시즌에도 강한 타선을 앞세워 좋은 성적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또 모른다. 부임 첫해 롯데 방망이 잘친다고 해서 뜯어보니까, 완전 허당이었다. 겉만 번지르르하고 OPS(출루율+장타율) 낮고, 중요한 기록은 전부 하위권이었다. 작년에도 타격 성적 보니까 중요한 것은 죄다 10개 구단 중 5등 밑이다. 포스트시즌 진출은 투수들 힘이 컸다. 올 시즌에는 내실 있는 타선을 만들어야 한다. 7~9번 타자가 강한팀이 강팀이다. 라인업만 봐도 상대가 위축돼야 이름값으로 50%는 먹고들어간다. 리빌딩이라는 단어에도 어폐가 있다. 고참이든, 후배든 공정하게 봐서 가장 잘하는 사람이 나가는 게 맞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