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PS서 다퉜던 김기태-김태형-김경문 감독의 골프 대결의 결과는?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7-12-04 16:19


스포츠조선과 KBO(한국야구위원회)가 공동주최하고, 우승팀 KIA 타이거즈가 후원하는 제36회 야구인골프대회가 4일 남양주 해비치CC에서 열렸다.
야구인골프대회는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부터 매년 빠짐없이 개최됐다. 오프 시즌에 프로야구 관계자들이 함께 하는 첫 번째 행사이자, 한해를 마무리하는 자리다. 올해도 프로야구 KBO리그 10개 구단 감독-코치-선수-프런트, KBO 임직원, 언론인 등 130여명이 참가했다. KIA 김기태 감독, NC 김경문 감독, 두산 김태형 감독이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남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7.12.04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표정을 알 수 없는 '포커 페이스'를 유지하는 게 프로야구 감독이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선 플레이 하나 하나에 최선의 묘수를 찾아내기 위해 머리 싸움이 치열하다.

하지만 시즌이 끝난 뒤엔 친한 야구계 선후배로 돌아온다. 2017시즌 포스트시즌에서 치열하게 다퉜던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과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이 골프로 마주했다.

세명의 명장이 4일 남양주 해비치CC에서 열린 제36회 야구인 골프대회에서 한조에서 플레이했다. 올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이 NC를 상대로 승리했고, KIA는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을 꺾고 8년 만에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그때의 치열했던 지략 싸움이 필드로 이어질까 했지만 그런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는 모습은 찬 바람을 이겨낼 만큼 따뜻했다.

골프 실력을 겨뤄야 하는데, 실력 차이가 있었다. 김태형 감독은 야구계에서 소문난 준프로급 골퍼다. 이날도 정확한 샷으로 버디를 만들어냈다. 하체를 고정시키고 상체의 꼬임과 강한 임팩트로 거리와 방향성 두 가지를 모두 잡았다. 김태형 감독은 "하체까지 쓰면서 공을 치면 비거리는 더 날 수도 있지만 방향성이 나빠진다"며 "야구 선수 출신들은 굳이 하체를 쓰지 않아도 충분히 거리가 나기 때문에 상체만 이용해도 된다"고 했다. 드라이버 비거리가 280야드나 나왔고, 아이언도 정확히 그린에 안착했다. 버디 찬스가 몇 차례 있었지만 아쉽게 2개로 만족. 전체적으로 어려운 코스에 바람도 많이 불어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그에 순응하는 전략으로 77타로 마쳤다.

김경문 감독은 코치 시절 후배 김태형 감독이 골프에 입문하도록 도와준 '스승'이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사령탑이 된 후 골프를 예전처럼 즐기지는 않는다고 한다. 야구인들이 모이는 야구인 골프대회에 동료 야구인들과 함께 하기 위해 출전한다. 이날은 김태형 감독에게 한 수 배웠다. 드라이브 샷이 자꾸 높이 뜨자 김태형 감독이 백스윙을 조금 낮춰서 할 것을 권유한 것. 드라이브샷이 조금 흔들렸지만 아이언과 어프로치 샷이 나쁘지 않았다. 특히 퍼팅이 좋았다. 먼 거리에서도 홀컵 가까이 붙였다. 3퍼트 이상 나온 홀이 거의 없을 정도로 안정된 스트로크를 보여줬다. 전반에 42타를 쳤으나 바람이 많이 분 후반 홀에서 타수를 조금 잃었다. 90타.

김기태 감독의 샷은 시원했다. 야구 스윙을 할 때처럼 임팩트 때 손목을 써서 비거리를 늘렸다. 하체가 리드하는 리드미컬한 스윙이 일품. 선수 때 장타력과 함께 정확성있는 타격을 했던 김기태 감독이라 어프로치 샷이 정교했다. 홀컵 바로 옆에 붙여 컨시드를 받은 홀도 여러개였다. 퍼팅이 조금 아쉬웠다. 날이 추워서인지 조금 빨리 퍼팅을 하며 가까운 거리의 퍼트를 놓치기도 하며 합계 95타를 기록했다.

그라운드에서처럼 경쟁은 없었다. 누가 잘치고 못치고는 상관없었다. 박수와 웃음과 하이파이브. 치열하게 순위 싸움을 했던 감독들은 오랜만에 인생 얘기, 야구얘기를 나누며 웃음속에 스트레스를 날렸다.
남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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