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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체절명의 순간에도 표정을 알 수 없는 '포커 페이스'를 유지하는 게 프로야구 감독이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선 플레이 하나 하나에 최선의 묘수를 찾아내기 위해 머리 싸움이 치열하다.
골프 실력을 겨뤄야 하는데, 실력 차이가 있었다. 김태형 감독은 야구계에서 소문난 준프로급 골퍼다. 이날도 정확한 샷으로 버디를 만들어냈다. 하체를 고정시키고 상체의 꼬임과 강한 임팩트로 거리와 방향성 두 가지를 모두 잡았다. 김태형 감독은 "하체까지 쓰면서 공을 치면 비거리는 더 날 수도 있지만 방향성이 나빠진다"며 "야구 선수 출신들은 굳이 하체를 쓰지 않아도 충분히 거리가 나기 때문에 상체만 이용해도 된다"고 했다. 드라이버 비거리가 280야드나 나왔고, 아이언도 정확히 그린에 안착했다. 버디 찬스가 몇 차례 있었지만 아쉽게 2개로 만족. 전체적으로 어려운 코스에 바람도 많이 불어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그에 순응하는 전략으로 77타로 마쳤다.
김경문 감독은 코치 시절 후배 김태형 감독이 골프에 입문하도록 도와준 '스승'이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사령탑이 된 후 골프를 예전처럼 즐기지는 않는다고 한다. 야구인들이 모이는 야구인 골프대회에 동료 야구인들과 함께 하기 위해 출전한다. 이날은 김태형 감독에게 한 수 배웠다. 드라이브 샷이 자꾸 높이 뜨자 김태형 감독이 백스윙을 조금 낮춰서 할 것을 권유한 것. 드라이브샷이 조금 흔들렸지만 아이언과 어프로치 샷이 나쁘지 않았다. 특히 퍼팅이 좋았다. 먼 거리에서도 홀컵 가까이 붙였다. 3퍼트 이상 나온 홀이 거의 없을 정도로 안정된 스트로크를 보여줬다. 전반에 42타를 쳤으나 바람이 많이 분 후반 홀에서 타수를 조금 잃었다. 90타.
그라운드에서처럼 경쟁은 없었다. 누가 잘치고 못치고는 상관없었다. 박수와 웃음과 하이파이브. 치열하게 순위 싸움을 했던 감독들은 오랜만에 인생 얘기, 야구얘기를 나누며 웃음속에 스트레스를 날렸다.
남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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