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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양성우 "(김)태균이형한테 야단맞고 정신 차렸죠"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7-11-16 08:05 | 최종수정 2017-11-16 10:43


2017 KBO리그 한화와 LG의 경기가 2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사진은 한화 양성우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09.20.

한화 이글스 외야수 양성우(28)는 팀내 분위기 메이커다. 늘 미소띈 얼굴이다. 웃음이 많다.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서도 양성우는 특유의 비지땀 미소로 그라운드를 누비는 중이다.

장난기 넘치는 양성우지만 내년 이야기가 나오자 낯빛이 바뀌었다. 얼마전 팀선배 김태균으로부터 충고와 야단을 맞았다고 털어놨다. 양성우는 "(김)태균이 형이 나와 (오)선진이 등 우리팀 젊은 선수들에게 더 분발하자고 하셨다. 젊은 선수들이 치고 올라오고 베테랑이 힘을 합쳐야 팀에 활기가 도는데 우리는 그게 부족하다고 하셨다. 다같이 더 열심히 하자고 하시더라.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말했다.

양성우는 지난해에 비해 올해 성장하지 못했다. 2016년 최진행 김경언 등의 부상 공백을 메우며 주목받았다. 그해 타율 2할7푼1리에 4홈런 53타점을 기록했다. 올해는 한층 업그레이드 될 찬스였지만 고비를 넘지 못했다. 타율 2할7푼7리에 2홈런 40타점.

타율은 소폭 올랐지만 안타는 지난해 104안타에서 올시즌 99안타에 머물렀다. 100안타를 눈앞에 두고 아쉬움을 곱씹었다. 시즌 막판 10경기 타율은 1할6푼7리까지 떨어졌다. 양성우는 "100안타를 의식했다. 주위에서 자꾸 얘기를 하니 나도 모르게 신경이 쓰였다. 어리석었다. 200안타를 친 선수도 있는데 100안타가 뭐 대단한 기록이라고"라며 말끝을 흐렸다.

올봄에는 진짜 어리석은 일도 있었다. 팀동료 오선진과 함께 수원 원정 때 야밤에 무도회장에서 술을 마시다 한 팬에게 사진이 찍혔다. 다음날 낮경기를 앞두고 있어 파장은 컸다. 그 일로 2군에 내려갔다. 다행인 점은 그 이후 삭발을 하고 나타난 뒤 그나마 야구가 다소 풀렸다는 점이다. 양성우는 "선진이와 함께 야구 좀더 잘하게 되면 손잡고 비시즌에 '그곳'에 다시 가자고 했다"며 웃었다.

양성우는 올시즌 윌린 로시리오(119경기) 다음으로 많은 경기를 뛰었다. 하지만 내세울만한 자랑거리는 아니다. 타율은 그럭저럭이었지만 홈런은 2개에 불과했다. 코너 외야수로서는 장타력이 크게 떨어진다. 양성우는 "체력훈련도 열심히고 하고 있고, 타격 밸런스를 무너뜨리지 않는 선에서 볼을 띄우는 타격연습을 하고 있다. 외국인 외야수가 와도 마찬가지다. 내가 못하면 못 뛸 것이고, 잘하면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특유의 넉살도 빼먹진 않았다. "이상하게 펜스 앞에서 잡힌 타구가 많았다. 대전에서도 펜스 앞, 인천에서도 펜스 앞, 잠실에서도 펜스 앞, 생갭다 타구는 멀리가는 편"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미야자키=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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