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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KIA 2차전 승리가 불러올 파급효과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7-10-27 11:38


26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17 KBO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KIA 선발 양현종이 1대 0 완봉승을 거뒀다. 경기 종료 후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는 KIA 선수들.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7.10.26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가 7전4선승제의 한국시리즈에서 1승씩을 주고 받았다. 지난 25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는 두산이 니퍼트의 호투와 김재환-오재일의 백투백 홈런을 앞세워 5대3으로 이겼다. 그리고 26일에는 KIA가 에이스 양현종의 완봉 역투 덕분에 1대0으로 이겼다. 한국시리즈 역대 최초의 '1대0 완봉 경기'였다.

이쯤에서 1, 2차전 결과가 불러올 파급 효과를 계산해보지 않을 수 없다. 어느 팀이 조금 더 유리해진 걸까. 단순히 '첫 두 판에서 1승씩 나눠가졌으니 똑같은 상황'이라고 판단할 수만은 없다. 전적에서는 같을 지라도 팀에 남은 플러스 요인과 마이너스 요인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두산은 먼저 이기고 다음에 졌다. 그리고 KIA는 첫판을 졌지만 두 번째 판을 따냈다. 같은 1승이라도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의미 역시 다르다.

결론적으로는 KIA가 2차전을 이긴 것이 조금 더 큰 플러스 효과를 낼 듯 하다. 우선은 심리적 측면을 보자. 두산은 첫 판을 기분 좋게 이겼지만, 2차전에서 0대1로 지면서 좋았던 기세에 제동이 걸렸다. 두산 선수들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찜찜한 패배일 수 밖에 없다. KIA 에이스 양현종의 절대적인 힘 앞에 눌린 경기였다. 전날까지 타올랐던 타선이 차갑게 식었다. 또 결승점을 내준 8회말의 상황도 기분이 나쁠 것이다. 베테랑 포수 양의지와 유격수 김재호가 커리어에 어울리지 않는 실수로 결승점을 내줬기 때문이다. 차라리 시원하게 얻어맞고 졌다면 미련따위는 남지 않는다. 그러나 막을 수 있는 상황을 부주의로 놓쳤다는 건 계속 머리에 남는다. 기분이 썩 좋지 않은 상황에서 홈으로 이동해 3차전을 준비해야 한다.

반면 KIA는 1차전을 내줬지만, 2차전에서 극적인 승리로 동률을 맞춘 상황이다. 1차전 패배 이후 다소 가라앉았던 선수단의 분위기가 2차전 승리 덕분에 상승 무드로 변했다. 팀 분위기의 이런 반등은 자신감으로 이어지기 쉽다. '그래, 이제 똑같아졌다. 다시 붙어보자. 이길 수 있다'는 형태의 결의가 만들어지기 쉬운 상황이 조성된 것이다.


26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17 KBO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KIA 양현종이 8회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오며 팬들을 향해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7.10.26
게다가 에이스 양현종의 투혼이 선수단의 투지를 자극하기도 했다. 양현종은 8회초를 무실점으로 막은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다 관중석을 보며 두 팔을 들고 응원을 유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투구수가 100개를 넘기며 피로감이 극에 달한 상황. 그런데도 팬의 함성을 이끌어내는 모습은 분명 동료 선수들에게도 좋은 자극제가 됐을 것이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8회말에 김주찬이 결승 득점에 성공했다. 김주찬은 1사 1, 3루에서 나온 나지완의 내야 땅볼 때 3루-홈 사이에서 런다운에 걸렸다. 보통의 경우 조금 뛰어보다가 태그 아웃을 받아들인다. 그러나 김주찬은 달랐다. 살기 위해 열심히 움직였다. 결국 홈까지 무사히 들어올 수 있었다. 어쩌면 8회초를 끝내고 양현종이 보여줬던 승리의 간절함이 김주찬을 더 뛰게 했을 수도 있다.

팀 전력의 측면에서도 KIA쪽에 플러스 요인이 있다. 이 또한 양현종 덕분이다. 혼자 다 던진 덕분에 불펜 전력을 고스란히 아꼈다. 분명 3차전 이후부터 커다란 장점이 될 포인트다. KIA의 약점으로 우려됐던 불펜의 위력이 훨씬 커질 수 있다. 반면 두산은 선발 장원준이 7회까지 버텼지만, 결국 8회에 필승조 함덕주와 김강률을 모두 쓰고 말았다. 물론 투구수는 각각 3개와 12개로 얼마 되지 않는다. 이들에게 체력적인 데미지는 거의 없다고 봐도 좋다. 하지만 패배를 불러왔다는 심리적 데미지는 있다. 특히 김주찬에게 빗맞은 2루타를 내주며 패전투수가 된 함덕주가 그렇다. 3차전 이후에서 KIA 타자와 승부할 때 영향이 생길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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