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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구만 노리고 있었다."
물론, 결과론적인 얘기일 수 있다. 이날 김원중의 공에는 힘이 넘쳤다. NC 하위 타순은 4회 김원중의 직구를 알고도 못쳤다. 하지만 나성범은 달랐다. 나성범을 상대로는 조금 더 조심스러운 승부를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1S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유인하는 변화구 하나가 들어갔다면 상황은 어떻게 바뀌었을 지 모른다.
포스트시즌은 이런 세밀한 플레이 하나하나가 승부를 가른다. 이날 1회초 전준우가 당한 견제사도 뼈아팠다. 경기 시작하자마자 준플레이오프 부진하던 전준우가 행운의 안타로 출루했다. 사실 3루수 내야플라이가 돼야할 타구가 안타로 변신했다. 롯데와 전준우에게는 매우 기쁜 일이었고, 반대로 NC와 선발 맨쉽은 의외의 타구 한방으로 사기가 떨어질 뻔 했다. 큰 경기 선취점의 중요성은 더 강조하지 않아도 되는데, 그렇게 허무하게 선취점을 내준다면 NC는 압박 속에 경기를 치러야 할 뻔 했다. 하지만 포수 김태군의 칼날같은 견제 한 방으로 전준우가 잡히고 말았다. 경기 후 NC 김경문 감독이 "김태군의 플레이 하나에 상대에게 넘어갈 분위기가 우리쪽으로 왔다"고 코멘트 했을 정도로, 이날 경기 숨겨진 승부처였다. 경기 초반이기에 리드 폭을 많이 넓힌 필요가 없었다.
8일 열렸던 1차전도 마찬가지다. 양팀 모두 살 떨리는 1회초 NC는 선취점을 냈는데, 이는 박민우의 재치 덕분이었다. 2사 3루 상황서 상대의 폭투 때 공이 짧은 바운드로 튀어나갔지만 지체 없이 홈을 파고들어 선취점을 만들어낸 게 NC에 승기를 가져다줬다.
물론, NC도 실수가 있었다. 0대1로 패한 2차전 5회 선두타자로 나와 볼넷으로 출루한 김태군이 1사 상황 모창민의 중견수 플라이 때 어이없는 주루사를 당했다. 타구가 중견수 키를 넘어갈 줄 알고 2루 베이스를 찍고 지나갔다, 타구가 잡히자 황급히 돌아왔지만 횡사했다. 많은 찬스가 나지 않는 경기에서는 그런 본헤드 플레이가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창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