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다이노스다운 야구를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후회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MVP 나성범은 인터뷰실에서 가장 먼저 '후회'라는 단어를 꺼냈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는 후회하고 싶지 않다"는 게 그의 다짐이었다.
장기 레이스인 페넌트레이스에서는 위력을 발휘하지만, 단기전인 포스트시즌 결과는 늘 조금씩 아쉬웠다. 2014년에는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3패로 탈락했으나 첫 경험이라는데 의의를 뒀다. 그리고 2015년에는 플레이오프에 직행했으나 두산 베어스에 2승3패로 덜미를 잡혔다.
작년에는 플레이오프에서 LG 트윈스를 3승1패로 꺾으며 처음으로 다음 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 그러나 결과는 승리 없이 4연패로 두산에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조금씩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모습은 분명히 보였지만, 그렇다고 아쉬움이 안남을리 없었다. 나성범은 "그동안 가을야구 할 때는 (실력의)반도 못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서 후회했다. 특히 작년에는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NC다운 야구를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후회했다"고 돌아봤다.
나성범의 말처럼 NC는 이제 포스트시즌 단골 손님이다. 더이상 경험에 만족하지 않고, 높은 목표를 설정할만 하다.
김경문 감독도 이번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이제는 우리가 포스트시즌에 한두번 올라온 팀이 아니다. 무엇을 해야할지 선수들 스스로 깨달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NC는 올해 정규 시즌을 4위로 마쳤기 때문에 그 어느때보다 부담스럽게 포스트시즌을 맞이했다. 시즌 초반 우승도 노릴만 했던 기세를 감안하면, 만족할 수 없는 성적이다. 다행히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단판으로 쉽게 끝내면서 부담의 크기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첩첩산중 강적들이 기다리고 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NC의 팀 분위기가 후반기 이후 가장 좋다는 것. 지친 불펜진 붕괴와 중심 타선 파괴력 약화로 분위기가 침체됐던 후반기 모습은 사라지고, 강한 불펜과 파괴력 넘치는 중심 타선의 모습이 돌아왔다. 와일드카드전 대승도 NC 선수단 분위기를 절정으로 올리는데 한 몫 했다.
부담스럽지 않은 포스트시즌 경기는 없다. 아무리 정규 시즌 성적이 좋았어도, 큰 무대에 대한 압박감은 누구나 받기 마련이다. 그 부담감과 압박감을 견디고 넘어서는 자가 왕좌에 오르는 것이 불변의 법칙이다. NC의 가을, 올해는 다를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