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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류중일 감독은 김응룡, 선동열 전 감독과는 다른 길을 걷게 될까.
하지만 오래 걸리지 않아 다시 기회를 잡았다. 그것도 최고 인기팀 중 하나인 LG다. LG 감독이라면 '독이 든 성배'라고도 하지만, 그만큼 감독 입장에서 흥미로운 팀이기도 하다. 야구만 잘하면 '왕 대접'을 받으며 살 수 있다.
공교롭게도 삼성의 영광을 거쳤던 김응룡, 선동열 전 감독과 비슷한 행보다. 우승에 목말랐던 삼성은 '우승 청부사' 김응용 감독을 영입해 2002년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김 감독에 이어 선동열 감독이 부임, 2005년과 2006년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두 감독 모두 최고 인기팀인 한화와 KIA에서 극심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제 류 감독 차례다. LG 역시 팬들의 관심이 두 구단 못지 않게 뜨거운 곳이다. 특히, LG는 팬 뿐 아니라 구본준 구단주부터 야구에 관심이 많아 이것저것 신경을 써야할 게 한두가지가 아닌 팀이다.
류 감독은 통합 4연패를 이루는 과정 덕장의 이미지를 풍기며 명장 반열에 올랐지만, '기존 선동열 감독이 만들어놓은 팀을 이끌고 손쉽게 우승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공존했다. 류 감독이 팀을 우승으로 이끌 때 삼성의 팀 전력은 완벽했다. 특히, 역대 최강 불펜진이라고 평가받는 마운드의 힘이 너무 강해 단기전에서는 삼성을 이길 수 없었다. 이 선수들이 떠나자마자 삼성이 9위로 추락하자 '명장'이 아닌 '운장' 아니냐는 비아냥도 들었다.
이제 류 감독은 스스로 자신을 '명장'으로 확실하게 만들 기회를 잡았다. LG의 전력은 상위 팀들에 비해 불안정하다. 하지만, 성장 가능성이 풍부한 선수들은 많다. 투수들의 힘도 괜찮다. 이 LG를 탄탄한 팀으로 만들고 상위권으로 이끌면 류 감도그이 감독 인생은 향후 더욱 순탄해질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