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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의 류현진이 포스트시즌에서 불펜 보직을 맡을 가능성이 커졌다. '구원 투수' 류현진이 포스트시즌에서 빛을 볼 수 있을까.
류현진은 올스타브레이크 이후 20일 현재 후반기에서 9경기에 선발등판해 49⅔이닝을 던져 2승1패, 평균자책점 2.36을 기록했다. 리치힐은 11경기(61⅔이닝)서 5승4패, 평균자책점 3.50을 기록했고, 마에다는 10경기(50⅓이닝)서 5승2패 평균자채점 3.93, 우드는 10경기(59⅔이닝)서 5승3패 평균자책점 4.07을 기록했다. 다저스가 포스트시즌을 위해 데려온 다르빗슈는 8경기서 3승3패 평균자책점 3.96를 올렸고, 부상에서 돌아온 커쇼가 6경기서 3승2패 평균자책점 2.62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만 보면 류현진이 후반기에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포스트시즌을 위한 시험대로 여겨졌던 지난 18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서 4⅔이닝 3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잘 막았지만 5회를 넘기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고, 결국 다저스 수뇌부의 생각을 뒤집는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일단 류현진은 어깨 수술로 인해 다른 불펜 투수들처럼 몸을 빨리 풀고 바로 마운드에 서기가 쉽지 않다. 부상 방지를 위해 충분히 몸을 풀어야 한다. 선발로만 오랫동안 생활했기에 갑자기 몸을 풀고 나오는 것 자체가 그에겐 무리일 수 있다. 그렇기에 다른 불펜 투수처럼 연투가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류현진이 KBO리그에서 7년간 던진 190경기 중 구원 등판은 9번이었다. 이중 이틀 연속 등판은 딱 한번 있었다. 2011년 견갑골 통증으로 구위 점검차 잠시 구원투수로 나선 적이 있었는데 당시 7월 30일 대전 SK전서 ⅔이닝(투구수 9개)을 던졌고, 다음날인 31일 SK전에서도 1이닝(투구수 19개)을 소화했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는 구원투수로 딱 한번 나왔었다. 지난 5월 26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서 6회에 나서 4이닝 동안 2안타 무실점을 하고 세이브를 기록했었다.
팀 사정에 따라 등판을 해야하겠지만 어깨 부상에서 돌아온 선수라는 점에서 불펜 투수로 적은 이닝을 던지더라도 연투를 하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현재 류현진의 몸상태를 보면 일반적인 불펜 투수라기 보다는 선발이 무너졌을 때 나오는 롱릴리프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포스트시즌에서 4선발체제로 갈 때 5선발 투수를 롱릴리프로 기용하는 경우가 많다.
중요한 포스트시즌에서 류현진은 생소한 보직을 맡게 됐다. 그러나 큰 경기에서 강인한 모습을 보일 경우 기회가 될 수 있기에 낙담할 필요는 없다. 구원 투수 류현진이 다저스의 '신의 한수'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