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야수들의 연속 실책으로 혼란에 빠졌던 삼성 라이온즈가 끝내 실책으로 웃었다.
삼성은 10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9대6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은 경기 초중반 내야 수비에 팀 전체가 들썩였다 가라앉았다. 삼성은 KIA 선발 헥터 노에시로부터 1회초 3점을 뽑아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하지만 2회말부터 KIA가 차근차근 삼성을 추격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삼성의 내야 수비 때문이었다. 기록된 실책과 기록되지 않은 실책성 플레이가 실점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4회말에 연달아 실책이 터졌다. 2사 1루 상황에서 김민식의 타구를 2루수 안주형이 놓치면서 주자가 모두 살아나갔다. 땅볼로 끝낼 수 있었지만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계속되는 2사 1,2루에서 김호령의 타구는 유격수 강한울의 실책으로 세이프가 됐다. 어려운 타구를 잘 잡았으나 1루 송구가 높았다. 발 빠른 김호령이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는 타구였다. 그리고 그사이 2루에 있던 나지완이 홈까지 들어와 KIA가 3-3 동점을 만들었다.
연속해서 실책이 나오자 삼성 벤치가 수비 포지션에 변화를 줬다. 강한울을 유격수에서 2루수로 옮기고, '멘붕(멘털 붕괴)'이 온 안주형을 제외했다. 대신 김성훈이 유격수로 급하게 투입됐다.
수비 안정을 꾀했지만 이번에는 마운드에 있던 선발 우규민이 흔들렸다. 우규민은 다음 타자 김주찬 타석에서 초구에 폭투를 내주며 1실점 했고, KIA의 역전을 허용했다. 결국 우규민은 4회까지 마치고 교체됐다.
하지만 삼성도 KIA의 실책으로 곧바로 분위기를 바꿀 수 있었다. 5회초 재역전 과정에서 4회말 수비와 똑같은 상황이 펼쳐졌다. 4-4 동점이고, 2사 1,2루로 KIA 헥터가 흔들리는 와중에 이원석의 내야 땅볼성 타구를 KIA 유격수 최원준이 놓치면서 주자가 모두 살았다. 2아웃이라 이닝이 종료될 수도 있었지만 기회가 이어졌다. 다음 타자는 KIA전에 유독 강한 배영섭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KIA전에서 타율 4할1푼(39타수 16안타)을 기록 중인 배영섭은 2사 만루에서 주자 2명을 불러들이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리드를 되찾아왔다. 수비 실책에 한숨 쉬었던 삼성이 결국 실책으로 재역전승을 챙겼다.
광주=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